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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천연가스버스 안전 비법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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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재근 한국환경학술단체 연합회장

류재근 한국환경학술단체 연합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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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발생한 천연가스 시내버스 폭발 사고는 많은 것을 시사한다. 천연가스 시내버스는 1996년부터 한 두대씩 서울에 시범적으로 보급되다가 지난 2000년부터 본격적으로 보조금 등 예산지원뿐 아니라 관련 법률을 부처간 협의를 통해 환경부가 주도적으로 역점사업으로 추진해왔다.

처음에는 서울에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한 수단으로 보급되다가 점차 전국적으로 확대 보급을 해오던 천연가스 시내버스는 이제 대도시의 90%이상이 경유에서 천연가스로 교체돼 운행될 정도로 대표적인 대중교통수단으로 자리매김됐다. 전국적으로 1만9000여대의 버스가 공급돼있고 이용자도 1000만 명에 이른다.
문제는 천연가스의 특성이다. 다른 이동 수단과 달리 초고압 가스를 이용하기 때문에 관리감독이나 고압가스 안전검사 수단이 매우 중요한 분야다. 하지만 운행에만 신경을 썼지 안전에는 극히 소홀해 문제를 키웠다고 볼 수 있다. 그 동안 만들어진 규정도 이미 수십년된 LPG자동차 기준을 비슷하게 차용해 적용했을 뿐이다.

최근 천연가스 시내버스 폭발사고로 젊은 여성이 발목이 절단되는 중상을 입어 국민적 두려움마저 자아내고 있다. 심지어 최근 버스를 이용하는 승객들은 천연가스 용기가 없는 자리로 이동해 앉는 풍조까지 생겼다고 한다.

더욱 큰 문제는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이미 10년간 유사사고가 빈발했음에도 근본적 예방책을 내놓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압축천연가스(CNG)는 200기압으로 압축해 사용하는 반면 택시에 주로 사용하는 액화석유가스(LPG)는 40기압으로 압축해 사용한다. 그동안 LPG폭발 사례는 많았지만 천연가스는 폭발시 특히 위력이 엄청나다. 탱크의 압축강도가 3배나 높기 때문이다.
또한 천연가스 탱크는 외국에서는 지붕위에 올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차체 하부에 장착해 운행하다보니 동절기 염화칼슘 등에 부식되고 여름 장마철에 물이 튀어 부식되는 등의 문제가 많다. 이번에 발생한 사고차량의 경우도 바로 직전에 용기안전검사를 받아 문제가 없었다는 것이다. 즉 검사방식이 무용지물이나 마찬가지라는 얘기다.

용기의 비파괴검사 등은 물론이고 정밀 안전검사를 이행하지 않아 검사방법의 신뢰성이 떨어지는데다 실태 파악조차 제대로 안되니 하루빨리 이같은 문제점들을 바로잡아야 한다.

약 2년 전 정부 용역결과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선진외국 처럼 천연가스 탱크를 버스 지붕 위로 올리는 방법의 장점을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차체 하부에 용기를 장착하고 있는 것은 시정할 필요가 있다. 용기를 지붕 위에 올리면 공기보다 가벼운 천연가스가 혹시라도 누출되면 공기 중에 방출이 쉽고 폭발 등의 심각한 문제가 발생해도 발밑 위치하고는 안전성에서 비교가 되지 않는다.

결국은 관리가 되지 않은 용기 등을 바닥에 두고 그 위에 승객이 탑승하는 형태가 약 10년간 지속된 셈이다.

결국 이번 사고는 대표적인 관리 소홀로 인한 인재 성격이 짙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가 걱정이라는 것이다. 바닥에 위치한 용기 등은 각종 이물질이나 먼지, 기름 등은 물론이고 여름철 지열로 인한 온도 상승 등 각종 최악의 환경에 노출돼 수명 등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미 운행되고 있는 자동차의 탱크를 위에 올리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요즘 나오는 가벼운 알미늄이나 화이버 용기를 활용하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다만, 예산이 들어가니 당장은 어렵겠지만 새로 나오는 차라도 빨리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존에 운행되는 버스는 정밀용기 검사를 해서 문제가 있는 탱크는 교체하고 이에 들어가는 천문학적인 돈은 결국 정부 예산으로 지원해야 한다.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필요한 과정이다.

아울러 클린 디젤버스가 등장해 유럽 등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데 우리나라도 이를 도입해 경쟁을 통해 기술적 업그레이드와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 본격 등장할 하이브리드 버스나 전기버스 등도 가격은 비싸지만 뉴욕시에는 몇 천대씩 운행되고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지금 천연가스 버스에 대한 시민들의 불신은 심각한 수준이다. 이미 10% 이상이 지하철 등 다른 교통수단으로 바꾸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한다. 벼룩 잡으려다 초가삼간 다 태우지 않도록 확고한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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