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일시요인… 연간 물가 전망치 3.0% 유지될 것"
정부는 이런 현상이 일시적이며 연간 물가 상승률도 3% 전후에 머물 것이라고 설명하지만, 문제는 소비자 심리다. 농산물 가격이 불쏘시개가 돼 줄줄이 물가를 끌어 올리는 게 아닌지 걱정들이 많다. 이런 상황이 오래가면 가뜩이나 회복세가 더뎌진 경기의 발목을 잡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9월 물가 상승을 부추긴 건 역시 채소와 과일 등 신선식품이었다. 신선식품지수는 한 달 새 19.5%, 1년 새 45.5% 급등했다. 채소류가 한 달 전보다 44.7% 올랐고, 1년 전보다는 84.5% 폭등했다. 과일류는 전월비 5.7%, 전년동월비 25.8%, 생선과 조개류 가격은 전월비 2.3%, 전년동월비 13.7% 상승했다.
물가를 끌어올린 농산물 가격 흐름을 살펴보면, 한 달 사이 호박(131.4%)과 상추(101.0%), 파(93.0%)와 배추(60.9%) 값이 가파르게 올랐다. 1년 전 과 비교한 시세는 입이 벌어지게 한다. 상추(233.6%)와 호박(219.9%), 열무(205.6%) 등의 시세가 200% 이상 폭등했고, 배추(118.9%)와 마늘(101.1%), 파(102.9%), 무 (165.6%) 등의 시세도 무서운 기세로 상승했다.
이런 영향을 받아 상품 가격은 한 달 새 2.4%, 1년 새 6.3% 시세가 뛰었다. 농축수산물은 전월비 10.8%, 전년동월비 21.1% 상승했다. 공업제품은 지난 달과 같았고, 1년 전보 다는 2.2% 올랐다. 서비스는 한 달 새 0.3%, 1년 새 2.0% 각각 상승했다.
하지만 물가 오름세가 광범위하게 퍼지거나 장기화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민관의 공통된 시선이다.
재정부 윤종원 경제정책국장은 "기상이변으로 공급 부문의 충격이 나타나 배추와 무 가격 등 농산물 시세가 급등했고, 이 영향으로 물가가 일시적으로 급등한 것"이라며 "당초 전망한 9월 물가 상승률(2.9%~3.0% 내외)보다는 상승폭이(9월 전년동월비 3.6%) 높은 게 사실이지만, 6월부터 8월 사이 상승률이 예상치를 0.2%포인트 정도씩 밑돌아 연간 물가는 전망치(2.9%~3.0%)를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민간의 시선도 정부의 입장을 지지한다. 한국경제연구원 김창배 연구위원은 "하반기 들어 상반기보다는 물가가 좀 오를 것으로 봤지만 이렇게까지 높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며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예상치를 웃도는 건 사실"이라고 했다.
김 연구위원은 그러나 "근원물가 흐름은 비교적 안정적"이라며 "농산물 가격 폭등으로 물가가 오르는 건 기상 이변에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보는 게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더불어 "물가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환율과 국제유가 흐름이 나쁘지 않다"며 "환율은 계속 하락하고, 국제유가도 상승폭이 크지않아 농산물 수급 문제가 해결되면 연간 전년동월비 물가상승률은 3.0% 전후로 유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연미 기자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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