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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기부 바이러스에 감염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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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기업에서 친서민으로 급선회한 이명박 대통령이 얼마전 직설 화법으로 '개인 기부'를 외쳤다. 기업의 돈이 아닌 기업인의 개인 돈을 기부해야 한다는 것. 이 대통령은 "선진사회, 특히 공정한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가진 이들의 노블레스 오블리주(사회 지도층에 요구되는 도적적 의무)가 필요하다"며 나눔과 기부 문화의 확산에 대기업 총수들이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차피 이 대통령 스스로는 집 한채를 뺀 전 재산인 330억여원을 기부한 바 있어, '발언 자격'이 있다 하겠다.

요즘 글로벌 트렌드의 화두로 기부를 빼놓을 수 없다. 기부를 글로벌 화두로 만든 이는 다름 아닌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와 버크셔 해서웨이의 워런 버핏이다. 버핏은 자신의 재산 99%를 기부하겠다고 밝힌 상태이며 빌 게이츠는 빌앤드멀린다 재단을 통해 280억달러 이상을 기부했다. 이들은 지난 6월 자신의 재산 절반 이상을 기부할 것을 선언하는 '더 기빙 플레지(The Giving Pledgeㆍ기부서약)'를 출범시켜 세계의 이목을 끈 바 있다.
이들의 기부 바이러스는 그 감염 속도가 놀라울 정도다.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 시장, 피에르 오미디야르 이베이 창업자, 래리 엘리슨 오라클 공동창업자 등 미국의 억만장자 40인은 살아 있는 동안이나 사후에 자신의 재산 가운데 절반 이상을 기부하기로 지난 6월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약속했다.

미국뿐 아니라 중국도 기부 문화 확산에 전방위적으로 나서고 있다.
자원재생회사를 경영하는 중국의 거부 천광뱌오는 최근 "100여명의 중국인 사업가들에게 개인 재산을 사회에 기부하라고 설득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천광뱌오은 50억위안(약 8000억원)에 달하는 자신의 모든 재산을 사망 후 자선사업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다른 중국 기업인들에게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라고 설득했다고 덧붙였다.

또 홍콩의 영화배우 저우룬파(주윤발)는 최근 자신이 죽고난 뒤 전 재산의 99%를 기부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선진국의 경우 기부는 어릴적부터 철저히 교육을 받는다. 해도 되고 안해도 되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의 일원으로서 반드시 해야 할 필수의 문제로 만든 것. 몸에 배다 보니 기부를 특별한 행위라기 보다는 일상으로 인식하는게 자연스럽다. 물론 어느 정도를 기부하느냐는 본인에게 있어 특별한 선택이 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기부는 매우 특별한 행위로 간주된다. 남들보다 특별한 것을 가진 사람이 특별한 생각을 해서 나온 특별한 결과물인 셈이다.

기부는 철저히 문화의 산물이다. 단순히 가진 자에게 내놓으라고 외친다고 되는 문제가 아니다. 오랫동안 공들여서 인식을 바꾸는게 우선이다. 기부 시스템을 만들고 '기부 유동성'을 높이면서 사회적 존경의 피드백이 이뤄져야 한다. 매년 기부자 리스트를 발표하고 그들을 국가유공자처럼 대우하며 대한민국의 어느 유명인사보다 더 얼굴이 알려지게 해야 한다. 기부자의 후손들에게도 후광을 받게끔 해야 한다. 장관이나 정치인 출신 후손이나, 유명 탤런트의 자녀거나, 유명 가문의 후손을 기억하기 보다는 기부자의 후손들을 1순위 사회지도층 인사로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그들에게 우리 사회는 특별한 대접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농약에 찌든 땅을 농부가 유기농으로 하겠다는 의지만으로 무공해 농산물이 나오진 않는다. 오랜 시간 공들이고 인내하며 토양을 바꿔줘야 비로소 될까말까 한 것이다. 따라서 이명박 정부도 당장 눈에 보이는 결과에 급급하기 보다는 기부문화의 토양을 다지는 '밀알'이 되는데 더 힘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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