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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채권매입 늦장 대처" 커지는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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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안혜신 기자] 유럽중앙은행(ECB)의 재정불량국 채권매입 정책에 대해 실패작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CB가 채권매입 프로그램 실시 타이밍을 놓치면서 오히려 시장의 신뢰를 떨어뜨렸다는 것이다.

지난 5일(현지시간) 트리셰 총재는 "시장 전반적인 상황이 분명히 좋아지고 있는 만큼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종료한다 해도 큰 충격이 없을 것"이라고 언급, 향후 채권매입 프로그램 종료 의사를 밝혔다. ECB는 2분기 유로존 경제성장률이 3%를 기록할 것이라고 보는 등 경제 상황을 낙관하고 있다.
실제 지난주 ECB가 매입한 채권 규모는 8100만유로(1억680만달러)로 지난 5월 첫 주 첫 매입을 시작할 당시의 165억유로보다 대폭 줄어들었다.

그러나 ECB의 자평과는 달리 이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호의적이지 않다. ECB가 시장 개입에 있어서 적절한 타이밍을 놓치면서 시장의 불신만을 키웠다는 것.

채권 매입 프로그램은 시작 당시부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ECB가 뒤늦게 시장 개입에 나선 데다 그마저도 너무 쉽게 기존 입장을 번복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
ECB는 지난해 말 그리스 문제가 처음 부각됐을 당시 어떠한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그리스 신용등급이 처음으로 강등됐지만 ECB는 그리스 은행권의 생명줄이나 다름없었던 수백억유로의 자금 지원에 대해 망설이는 모습을 보였다.

해를 넘겨 4월 그리스 신용등급이 유로존 내 처음으로 투자부적격 등급까지 떨어지면서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가 주변국으로까지 전염되는 양상을 보이자 트리셰는 드디어 그리스에 대한 특별 지원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역시 구체적인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 등 미온적인 태도를 유지했다.

이는 미국과 영국이 금융위기 확산을 막기 위해 재빠르게 수백억 달러를 쏟아 부어 국채 매입에 나서는 등 적극적으로 통화 완화 정책을 펼쳤던 것과 극명히 대비되는 움직임이다.

이어 5월 유로존 재정적자 위기가 고조되면서 시장은 ECB에 채권매입 등 구체적인 행동을 취할 것을 압박하고 나섰다. 시장의 압박에도 불구, 트리셰 총재는 5월 통화정책결정위원회에서 "채권 매입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나 시장의 불안이 가중되자 불과 며칠 뒤 ECB는 트리셰의 발언을 번복, 채권매입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찰스 와이프로즈 제네바대학원 국제경제 교수는 "처음 시장의 압박이 있었을 당시부터 ECB는 시장에 개입해야했다"면서 "이로 인해 ECB는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시장이 아직 불안정한 상황에서 ECB가 불과 세 달여 만에 채권매입 철회 결정 의사를 밝힌 것은 결국 이번 정책 시행에 최선을 다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비판했다.

만프레드 뉴만 본대학교 교수는 "ECB 스스로 정책이 실패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이로 인해 명성에 흠집이 나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 채권매입 프로그램을 서서히 종료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안혜신 기자 ahnhye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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