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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美억만장자들의 기부운동, 한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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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미국의 억만장자 40명이 자신의 재산 가운데 절반 이상을 사회에 기부하기로 약속하고 참여자를 더 확대키로 했다. 이들의 기부 운동은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면모를 보여주는 점에서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무엇보다 주도자들이 지명도가 높은 미국 재계 인사들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창업자인 빌 게이츠와 투자회사 버크셔 헤서웨이의 워런 버핏 회장이 지난 6월 출범시킨 '더 기빙 플레지(The Giving Pledge)'는 4일 재산의 절반 이상을 기부키로 약속한 인사들의 면면을 공개했다.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 오라클의 공동 창업자인 래리 엘리슨, CNN 창업자인 테드 터너, 영화 '스타워즈'의 감독 조지 루카스 등 40명이다. 이들의 재산을 50%만 합산할 경우 최소 1500억달러(한화 175조원)로 한국 한 해 예산의 60%에 달하는 엄청난 액수다.
이들이 자기 호주머니 돈의 절반 이상을 뚝 떼어 기부하는 것은 우리에겐 놀랍고 신선하다. 한국은 기업 기부금이 80%에 달하는 반면 개인 기부액은 20%에 불과하다. 이는 세계 평균 개인 모금 비중 69.5%에 훨씬 못 미치는 것이다. 한국 부자들은 자식들에게 기업과 돈을 물려주는 데는 열심인 반면 자기 돈으로 기부하는 데는 인색하다. 기부를 한다 해도 대부분 일회성에 그친다. 그래서 우리에겐 공약을 지키느라 기부하는 정치인이나 '가수 김장훈'만 떠올려질 뿐 재계의 모범적 기부자 이름은 별로 기억나지 않는다.

버핏은 미국을 넘어 세계 억만장자들의 기부 독려 운동을 펼 것이라고 했다. 자발적으로 높은 도덕적 의무를 지키는 이들 기업인들이 그래서 존경받는 것이다. 자선운동을 시민단체 출신 인사가 주도하는 한국과 대조적이다. 대부분의 한국 부자들은 큰 사건을 겪거나 사회적 캠페인이 벌어져야 회사 돈으로 기부하곤 했다.

한국은 빈부 격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복지제도가 아직 미비해 생활난으로 자살하는 사람도 급증하고 있다. '있는 사람'들이 돈을 내 '없는 사람'을 돕는다면 사회 갈등도 훨씬 완화될 것이다.
기부할 단체가 미덥지 않은 것도 기부를 망설이게 해온 이유라지만 궁색하다. 미국 억만장자들처럼 스스로 기부운동에 나서는 한국 부자들의 모습을 봤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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