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불명예 퇴진한 것은 아니지만 10개월 단명 총리로 역사에 남게 된 것은 아쉬운 일이다. '비판적 지식인'이자 '출중한 경제학자'로 알려진 그가 총리에 올랐을 때 국민들은 현장에 밝은 '경제대통령'과 호흡을 맞춰 국정에 뚜렷한 자취를 남기기를 기대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정 총리도 역대 다른 총리들과 다름없이 소신을 제대로 펴지 못한 채 상처만을 안고 가는 불행한 총리가 됐다.
세종시가 남긴 교훈은 그것뿐일까. 아니다. 신념과 소통의 문제가 있었다. 신념이 옳다고 해도, 혼신을 다 했다 해도 설득에 실패했다면 분명 자신에게도 원인이 있는 법이다. 바로 역지사지의 문제다. 정 총리는 총리로 내정되자마자 첫마디로 세종시를 거론했다. 현장의 소리도 듣지 않은 채 그랬다. 일방통행식 소신은 부메랑이 돼 스스로의 발목을 잡았다.
정 총리를 흔들어댄 임기 후반 권력내부의 갈등도 짚고 넘어갈 일이다. 권력 내부에서 정 총리의 사임설을 흘리고, 총리실이 민간인 사찰 파문으로 질타를 받는가 하면 실세간 권력투쟁설 속에 총리위상은 갈수록 위축됐다. 그런 상황에서 총리가 정책을 조율하고 부처를 이끌어갈 힘이 생겨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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