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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정석' 앞에 무릎꿇은 보금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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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2차 보금자리주택이 대거 미달됐다. 시범지구 사전예약시 '가격'에 웃었으나 2차에서는 '가격' 때문에 울었다.

투자 수익이 확실한 서울 강남 2개 지구는 박터지는 청약경쟁이 펼쳐졌다. 하지만 나머지 경기권 4개 지구는 구리 갈매지구만이 명색을 유지했을 뿐 나머지는 대거 미달됐다. 이는 '정부가 만든 서민용 투기 상품의 등장'과 '서민 아닌 서민을 위한 주택의 청약 미달'로 요약된다. 또 향후 실시될 3차 보금자리 사전예약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무분별한 아파트 분양으로 미분양이 대거 양산됐다"는 정부의 미분양 관련 설명을 민간주택건설시장부터 되받는 상황도 연출될 전망이다.

◇투자의 정석 "저평가 가치주를 잡아라"= 2차 보금자리주택의 미달은 추정 분양가가 나오면서 이미 예견됐다.

서울 내곡의 추정분양가는 최고 4억5760만원, 서울 세곡2가 4억5710만원, 남양주 진건 3억1230만원, 구리 갈매 3억4430만원, 부천 옥길 3억0420만원, 시흥 은계 2억7780만원 등이었다.
서울 보금자리가 4억5000만원대, 경기 동남권이 3억원대, 경기 서남권이 2억원 후반대인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에 투자 차익이 확실한 강남권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의 청약 마감을 예견하지 않았다. 현재 주택 시장 위축으로 경기권 4개 지구의 가격 메리트가 희석됐으며 현재 1억원 차이가 의무거주기간, 전매제한 이후의 어느 정도의 차이를 보일 수 있을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결과는 이들의 전망과 일치했다. 수요자들은 부동산을 투자 상품으로 보고 있었으며 사업성이 농후한 강남권을 제외한 나머지 지구에는 큰 관심이 없었다.

국토부의 한 관계자는 "2차 보금자리 경기권 4개 지구의 사전예약 미달은 수요자들의 심리적 기대감 위축으로 설명된다"며 "주택 시장의 침체는 이같은 수요자들의 판단을 부추겼다"고 평가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집없는 서민을 위한 주택'으로 출발한 보금자리주택은 대한민국 부동산 투자의 기저에 깔려있는 '부동산=재테크'란 인식을 재확인시켰다"며 "올해만 32만가구를 공급하겠다는 보금자리주택의 사업성이 분양 성공의 향방을 가를 것"이라고 관측했다.

◇'나르시즘'에 빠진 국토부와 긴장한 민간건설업계= 서민용 주택의 출발은 서민들의 '내 집 마련'에 대한 꿈을 현실로 이뤄주기 위해 시작됐다. 서울강남, 서초, 고양원흥, 하남미사 등 시범지구의 분양가는 1억9600만원~ 4억350만원까지 지구별로 다양한 가격에 사전예약됐다. '최소 2억원은 있어야 서민'이라는 논란을 불러일으켰으나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하지만 시범지구 사전예약 이후 7개월이 흘러 2차 공급이 시작되자 서민용 주택의 분양가는 5000만원(서울 기준)이 올랐다. 1억원대 보금자리도 시흥 은계지구에서만 나왔다. 서민용 주택의 기준이 올라간 셈이다.

이같은 분양가 상승에 대해 이충재 공공주택건설본부 단장은 "시범지구 추진 이후 보금자리주택 개발에 대한 영향으로 토지가격이 올랐으며 그린홈 기준 적용 등에 따라 건축비도 올랐다"며 "2차 지구의 분양가격이 시범지구보다 다소 높게 책정됐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여파에 덕을 본건 민간주택건설업계다. 시범지구, 위례신도시 등에서 싼값에 보금자리가 공급되자, 수요 위축 등에 따른 어려움에 봉착한 민간주택건설업계는 분양가를 최대한 낮게 설정하고 중소형 위주의 공급에 나서는 등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이에 2차 보금자리와 같은 시기에 공급한 한화건설의 '별내 한화 꿈에그린 더 스타'의 경우 청약 결과 546가구(이주대책용공급주택, 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1591명이 청약, 평균 2.91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이는 85㎡이하의 주택형으로만 구성했으면서도 분양가가 3.3㎡당 평균 1065만원선에 결정해 구리 갈매(3.3㎡당 990만원), 남양주 진건(890만원)과 차이를 줄였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3차 보금자리도 가격이 사전예약 결과를 가늠할 전망"이라며 "땅값이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고 건축비를 아낄만한 뾰족한 수도 없는 상황에서 분양가를 더욱 낮출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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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준호 기자 reph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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