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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위기의 경총 출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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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오는 7월 15일 창립 30주년을 맞는 재계 노사문제 대변 단체인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최악의 위기를 맞았다.

위기를 뚫을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지난 3일 회장 추대위원회의 이희범 회장 추대 발표 직후 이희범 STX 에너지·중공업 총괄 회장이 고사하는 '3시간의 해프닝'이 대표적이다. 후보자의 의중을 묻는 기본적인 절차도 무시한 채 일단 지르고 보자는 식으로 발표를 하는 상식이외의 행동은 경총의 위상이 얼마나 추락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사실 경총의 위기는 지난해부터 예견됐다. 복수노조 문제를 놓고 경총은 삼성그룹에 치우친 입장을 내세우며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의 무더기 탈퇴를 손 놓고 바라봐야만 했다. 이로 인해 경총은 노조가 사실상 무의미한 삼성의 입장을 대변하는 기이한 상황을 만들었다.

이런 가운데 이수영 회장이 지난 2월 정기총회에서 전격적으로 회장직 사임을 발표했다. 세 번의 연임기간 동안 할 일을 다했다는 게 표면적인 이유지만 사사 갈등이라는 무거운 과제를 후임 회장에 떠넘기고 무책임하게 물러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러다 보니 3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경총은 차기 회장을 확정짓지 못했다. 오는 7월이면 노조전임자 급여지급이 금지되고 내년 복수노조 허용 등 노사관계 중대사가 산적해 있다. 노사문제 현안 해결도 힘든 과제인데, 사사 갈등까지 봉합해야 하는 회장 자리를 오고 싶어 하는 후보는 아무도 없다. 경총도 이런 점을 잘 알고 있지만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은 벗어난 상황이다보니 조급증이 발동해 이희범 회장 추대와 같은 해프닝을 만들었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는데 경총은 여전히 지난 1970~1980년대의 과거에 머물러 있는 것 같다"는 재계 관계자의 충고를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관행에서 벗어난 획기적인 방안을 마련해 하루빨리 문제를 봉합하고, 새로운 위상을 정립해 나가기 위한 노력이 절실한 때다.



채명석 기자 oric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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