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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총 차기 회장 추대 파국··이희범 회장 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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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범 회장측 “동의 없이 일방적 발표” 감정 상한 듯
경총 “강덕수 회장 포함 원로들 ‘삼고초려’ 심정으로 고려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차기회장 선임절차를 강행했던 한국경영자총협회가 결국 3시간만에 해프닝으로 끝나며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3일 오후 열린 회장 추대위원회에서 차기 회장으로 추대된 이희범 STX에너지·중공업 총괄 회장이 경총 발표 3시간여 만에 고사 입장을 표명한 것이다.

경총측은 ‘삼고초려(三顧草廬)’의 심정으로 이희범 회장을 설득한다는 방침이지만 어떠한 방침으로 결정되던지 간에 당사자의 입장을 반영하지 않은 상식이하의 일방적인 결정은 두고두고 앙금으로 남을 전망이다.

경총은 이날 회장 추대 과정과 당사자 발표 과정에 알 수 없는 문제점을 드러냈다.
먼저 이날 오후 추대위 개최건은 경총 사무실에 출근한 임직원들도 몰랐을 정도로 갑작스럽게 이뤄졌다. 경총 홍보 관계자는 “추대위원들도 이날 아침에서야 회의 개최 소식을 듣고 모였을 정도로 아무도 알지 못했고, 홍보실도 이희범 회장이 추대됐다는 결과만 통보 받았다”면서 “현지 사정은 회의가 끝난 후 별도로 간부들이 이야기를 들은 다음에서야 내막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의문이 드는 점은 장본인인 이희범 회장에게 의견을 물어보지도 않은채 먼저 추대 내용을 발표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경총측도 이희범 회장으로부터 동의를 구하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서는 동의를 했다. 이에 대해 경총 고위 관계자는 “경총 원로들이 결정한 일이고 강덕수 회장을 포함한 원로들이 설득을 시키려고 했기 때문에 먼저 발표를 한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희범 회장측은 “사석에서 몇 번 추대를 한다는 의견을 전했으나 이희범 회장이 이를 고사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경총 자체적으로 내부 협의 과정에서 적임자가 아니냐고 판단한 것 같지만 본인의 의사를 묻지 않은데다가 추대 발표후 회장 선임이 기정사실화 되는 분위기에 이희범 회장이 큰 부담을 느낀 것 같다”고 전했다.

이렇듯 추대위가 무리수를 둔 배경에는 부회장단에 속한 그룹 회장들이 자리를 고사해 적임자를 찾기 어려웠다는 애로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경총은 많은 회장 후보들이 이를 부담으로 여기고 고사함에 따라 그동안 회장 선임 작업이 난항을 거듭해 왔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칙을 벗어나면서까지 회장 선임을 강행하려고 한 경총의 행동은 경제5단체라는 지위에 걸맞지 않은 처사라는 비난이 거세다.

특히 경총 부회장단에는 이희범 회장이 몸담고 있는 STX그룹 오너인 강덕수 회장이 있다. 이희범 회장이 경총 회장에 선임될 경우 그룹 전문경영인인 그가 회장이 되고, 그를 맞이한 강덕수 회장이 그 아래인 부회장이 되는 이상한 모양새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이희범 회장이 회장직 수락을 할 수 없는 중요한 이유가 되기도 한다.

이렇듯 황당한 해프닝을 만든 경총이지만 외부의 비난과 관계 없이 이희범 회장을 설득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경총 관계자는 “비록 이희범 회장이 공식적으로 고사를 밝혔지만 원로들이 나서 설득하고 있다”라면서 “회장직을 맡을 수 있도록 대화를 해나가겠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희범 회장의 고사 의지가 강해 차기 경총 회장 선임 절차는 또 다시 연기될 가능성이 높다.

이로써 지난 2월 이수영 회장이 차기 회장이 맡을 때까지만 회장직을 유지하겠다고 밝힌 경총은 오는 7월 타임오프제 시행, 내년 이후 복수노조 허용 등 굵직굵직한 노사 현안을 앞두고 표류를 거듭하게 됐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노사 갈등이 불거진 상황에서 어떤 기업인이라도 앞에 나서 이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고 나설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면서 “특히 노사 현안을 바라보는 기업간 견해차도 커 사사 갈등까지 봉합해야 하는 시점이라 차기 경총 회장 선임은 더욱 어려운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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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명석 기자 oric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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