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말보다 행동으로 분명·단호하게 조치할 것"

군 원로 초청 오찬간담회..원로들 "안보 강화하는 계기로 삼아야"

[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이명박 대통령은 22일 "군 스스로 강한 군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박세환·백선엽·김종호 장군 등 군 원로를 초청해 오찬 간담회를 갖고 "올해는 6.25 한국전쟁이 일어난지 60주년이 되는 해이다. 60주년을 기념하는 것도 의미가 있겠지만 우리 군 전반을 점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박선규 대변인이 전했다.

이어 "나는 기본적으로 군을 믿지만, 관행적으로 계속해오던 일을 한번 철저하게 돌아보고 문제가 있는 부분은 과감하게 정비할 때가 됐다고 본다"며 "대통령도 강한 군대를 만들기 위한 합리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천안함 침몰원인과 관련 "국제사회와 공조해 원인 규명하고 있기 때문에 머지 않아 1차 결과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그때까지 참고 기다려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나라를 사랑하고 군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약해진 안보의식을 세우고 국민통합을 이루는 일에 앞장서주시라"면서 "결론이 나오면 나오는 대로 단호한 대응을 할 것이다. 말을 앞세우기보다는 행동으로 분명하고 단호하게 조치할 것이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한미관계가 그 어느 때보다 공고하다. 모든 면에서 잘되고 있기 때문에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 여러분들이 국가와 군을 위해 염려하고 그런 염려로 제시해주는 의견들을 잘 듣고 있고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군 원로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안보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와 이 대통령이 중심을 잡아준 것은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 참석자는 "지난번 백령도를 방문해서 실종자가족들을 위로하고 특별연설을 통해서 46명의 이름을 일일이 불러주시는 모습에 마음이 울컥 했다"며 "위험을 무릅쓰고 백령도를 방문해주신데 대해 정말 감사드린다. 그리고 많이 놀랐다. 대통령은 위험을 감수했지만, 그것으로 군의 사기는 많이 올랐다"고 밝혔다.

다른 참석자는 "과학적으로 객관적으로 국제전문가들과 함께 원인을 찾는 데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만약 그런 과학적인 노력을 통해 북한의 소행으로 결론난다면 이번만은 정말 단호하게 해주길 바란다"면서 "이번을 전체 국가차원의 안보의식을 높이은 계기로 삼아달라.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 있도록 힘써달라"고 주문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이번 사태야말로 전시작전권에 대해 깊이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면서 "대통령이 이 문제를 진지하게 다시 생각해주길 바란다"고 건의했다.

아울러 "희생장병들에 대한 해군장 이후 전 국민 차원의 추모행사를 가지는 것이 좋겠다. 국민적으로 추모되고 오래 기억되는 문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이밖에 "과거를 돌이켜보면 국가 큰 행사 때마다 이런 일이 반복됐다. 올림픽을 앞둔 상황에서 KAL기 폭발, 월드컵 4강때 제2 연평해전이 있었다. 앞으로 큰 행사가 많기 때문에 긴장을 늦춰서는 안된다. 철저한 점검 통해 효과적인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정치적인 논리로 유야무야 돼서는 안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 대변인은 "천안함 사태에 대한 안보위기상황에서 오늘 군 원로와의 간담회 외에도 정당대표, 종단 지도자들, 전직 대통령로부터 말씀을 듣는 자리를 만들고 있다"면서 "이 대통령은 이들로부터 많은 의견을 듣고 지혜를 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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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주 기자 yjc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