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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우의 경제레터] 청년백수, 시니어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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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고 먹는 청년들이 많습니다. 니트족으로 불리는 청년실업. 이들의 숫자는 43만명에 이릅니다. 문제는 이들의 근로의욕입니다. 백수로 지낸 지 1년이 넘어도 구직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 청년들이 이중 30%나 된다고 합니다. 이들은 국가경쟁력을 갉아 먹는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경제활동을 할 의지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청년백수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시니어 백수입니다. 이들 중에는 사회활동, 경제활동에 대한 경륜, 노하우를 가진 분들이 많습니다. 이들의 경험이 거져 생긴 것은 아닙니다. 그만한 사회적인 비용이 투자된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의 값진 경험과 노하우를 사회로 다시 돌려지게 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노인정에서, 가정에서 그들의 경륜이 그냥 썩히면 사회는 그만큼 손실을 보는 셈입니다.
그러나 이들이 다시 사회활동, 경제활동을 시작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주름진 얼굴. 나이에 대한 편견. 사회생활 하는데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창업을 해서 비즈니스를 엮어가기는 더욱 큰 장애물입니다.

모임을 통해 시니어 창업과정을 지켜본 적이 있습니다. 그는 대학의 고령자 창업과정에서 강의를 하기도 했고, 모 일간지를 통해 그의 창업성공 스토리가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시니어 창업의 모델이 될 만한 분입니다.

그는 시니어들이 지니고 있는 핸디캡을 극복하기 위해 온라인 창업을 택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얼굴이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얼굴이 노출되지 않으면 시니어의 핸디캡이 쉽게 극복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었습니다. 그의 예상은 맞아 떨어졌습니다.
얼마 전 사무실을 이전해 잠시 방문했습니다. 시니어용품을 판매하는 곳이었습니다. 사업은 더 번창했는데 매장 공간은 이전보다 줄었습니다. 대신 회의실이 늘어나고, 창고가 더 커져 있었습니다. 물론 직원 수도 늘었습니다. 온라인 비중을 늘려 판매하다보니 그렇게 된 것 같았습니다.

그의 말이 재미있었습니다. 요즘은 시니어들이 사업하기 좋은 세상이라는 말을 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얼굴이 보이지 않아서’ 시니어들이 비즈니스 하기에 안성맞춤이라는 얘기였습니다. 시니어가 온라인을 만나면 새로운 세상과 경쟁력을 얻는다는 저의 평소 생각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습니다.

50대 중반의 여성, 그것도 컴맹인 시니어 주부가 온라인으로 사업을 하고 있다면 믿어지시나요? 며칠 전 미국에 살고 있는 초등학교 선배를 만났습니다.

예전부터 딸만 다섯인 그의 집 자매들은 모두 손재주가 뛰어났습니다. 한때 그는 작은 인테리어 소품 점포를 운영하며 판매는 물론 교육을 하기도 했었지요. 남다른 음식 솜씨와 넉넉한 손으로 동네에서도 솜씨 좋기로 유명했던 친구의 어머니 재능을 딸들이 그대로 물려받은 듯합니다.

오랜만에 만난 그에게서 들은 이야기와 활기찬 모습은 50대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이 깨졌습니다. 사회생활로 바빠진 자녀들 때문에 홀로 빈둥지를 지키는 어미새 신세가 되기 십상인 나이. 그는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그것도 ‘온라인 공동구매’ 사이트입니다. 온라인 공동구매 사이트를 이용한 상품 판매를 경험하며 그는 온라인이라는 새로운 세상에 본격적으로 눈뜨게 됐다고 합니다.

그다음 단계로 실내 인테리어 노하우 등의 정보를 교류하는 온라인 카페를 만들었습니다. 컴맹인 그녀를 도와준 것은 30대의 동생들과 딸이었습니다.

그녀가 입으로, 손으로 표현하면 동생들이 그것을 온라인 위에 올려주었습니다. 재미있는 소품과 정보가 있는 카페에는 차츰차츰 20,30대 주부들이 모여들었다고 합니다. 그러는 과정에서 드디어 자신감도 생겼습니다. 정식으로 사이트를 관리해 주는 직원도 한 명 뽑았습니다.

임대료 걱정도 없고, 이미 모아놓은 카페 회원들이 물건을 꾸준히 구입해 주니 따로 광고를 할 필요도 없고 언니는 놀라운 온라인 쇼핑몰의 기적을 경험했습니다. 그 과정에 30대 온라인 쇼핑몰 운영자들의 모임에도 참석해 보고 자존심 다 굽히고 젊은 사람들 따라다니면서 배우기도 했다고 합니다.

꿈이 있는 사람에게는 나이는 역시 숫자에 불과했습니다. 나이 때문에 주눅들지 말고 새로운 설계하는 아침 되시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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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연미 리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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