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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우성 "불행에 대처하는 방식을 보여줄 것"(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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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실화를 소재로 한 작품을 꼭 한 번 해보고 싶었어요. 만들어진 얘기가 아닌 진짜 이야기를 실제처럼 연기하는 경험을 한 번은 꼭 해보고 싶었죠."

감우성이 '묻지마 살인'의 충격적인 실태를 보여주는 영화 '무법자'로 돌아왔다. 여자들에게는 한 없이 부드럽고, 조금은 내성적인 성격의 그가 이번에는 강력반 형사로 변신했다.
"형사라는 역할이 한국영화에서 너무 자주 등장해요. 그래서 이번 역할도 사실은 형사라는 배역이 썩 마음에 들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이 영화에 나오는 사건들은 전부 실제 있었던 사건들이고 한국에서 있었던 강력범죄 베스트 10안에 드는 것들이죠."

그가 선택한 영화라면 뭔가 특별한 것이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그가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을 뭘까.

"딱 봐서 '이건 재밌다' '하고 싶다' 단순하게 판단되는 것이 제일 좋죠. 이번 영화는 사건과 관계된 인물들의 심정을 보여줄 수 있는 연기를 해보고 싶다는 바람이 컸어요. 극단적인 불행을 겪은 인물이 그 불행에 대처하는 방식을 제 나름대로 표현했고요."
그는 1991년 MBC 공채탤런트로 입사해 2002년 '결혼은 미친 짓이다'로 영화계에 데뷔했다. 이후 '알포인트' '왕의 남자' 등 굵직한 작품을 통해 영화배우로서 본인만의 자리를 만들었다.

미술학도였던 그가 영화배우를 꿈꾼 것은 어릴 적 경험에서 비롯된다. 내성적이고 감수성이 예민했던 어린시절, 그는 영화의 매력에 푹 빠져버렸고 지금까지도 헤어나지 못했다.

"서울 변두리에 있는 동시상영관이 제 놀이터였어요. 너무 어린 애가 극장에 들어가니까 극장안을 휘젓고 다녀도 아무도 신경을 안쓰셨죠. 요즘에 어린이들이 인터넷 게임에 중독된 것처럼 저는 그 당시 영화에 중독됐었던 것 같아요."

군인 출신의 엄한 아버지, 넉넉치 못했던 가정환경이 그를 더 영화 속 세상으로 도피하게 만들었다. "간식이라고 해봐야 설탕물을 타주면 맛있다고 먹던 그런 시절이었어요. 제가 중학교 때는 일반 사무실같은 곳에서 비디오를 연달아 4-5개씩 틀어주고 쿨피스를 한 잔 주던 곳도 있었거든요. 그걸 마시면서 영화를 보는게 너무 행복했죠. 학교에서도 잘 적응하지 못했고 밤에 잘 때면 '내일은 무슨 영화 틀어줄까?' 생각하면서 잠들고 거의 영화에만 빠져 살았던 것 같아요."

'시네마천국'의 토토처럼 영화에 푹 빠져 살았던 어린시절이 그리워서 과거에 살던 동네에 다시 걸음하기도 했다. "저는 토토가 아니더라고요.(웃음) 어렸을 때 살았던 동네를 가봤는데 너무 개발이 돼서 예전의 모습이 남아 있지 않았죠. '과자를 훔쳐 먹었던 그 구멍가게는 아직 있을까' 걸어다니면서 둘러보려고 했는데 기대를 접었죠. 대신 옛날에 봤던 영화들은 DVD로 사서 다시 보곤 하죠."

영화를 동경해 배우를 꿈꿨고 실제로 배우가 됐지만 영화 속 세상과는 달리 연기현장은 혹독했다. "연기라는 것이 독특한 성격이나 경험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에요. 철저하게 분석을 해야 하고 냉정해야 해요. 자기만족만으로는 실패하기 쉽죠. 수많은 사람들과 유기적인 관계를 맺으면서 엄청난 사회성을 필요로 하는 작업이고. 의외로 정말 현실적인 작업,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곳이죠."

'알포인트'를 찍으면서는 3가지 병에 동시에 걸려 몸져눕기도 했다. 그래서 "그 때 정말 죽을 뻔했어요. 건강이 많이 상했죠. 요즘 제일 관심사는 아내와 함께 고추장 된장, 몸에 좋은 발효식품을 만들어 먹는 거에요. 마을 어르신들과 같이 화학조미료 없이 매실 액기스, 복분자 같은 것들을 만들어 먹는 전원생활에 빠져 있어요."

와인이나 막걸리 한두 잔을 마시고 여유롭게 영화를 보는 것을 좋아한다는 감우성. 편안함과 부드러움을 넘어 거친 모습을 보여줄 영화 '무법자'의 선전을 기대해 본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사진 이기범 기자 metro83@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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