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티아(Frederic Bastiat)라는 프랑스 경제학자가 1845년 발표한 '궤변의 경제학'에 들어있는 '양초제조업자 탄원서' 앞부분입니다. 보호무역주의를 마치 태양의 빛을 막아달라는 양초제조업자에 빗댄 이 우화는 160년이 지난 지금도 자유무역 신봉자들이 즐겨 쓰는 이야기입니다.
191개국이 참여한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는 폐막일(18일) 자정을 넘긴 밤샘 협상 끝에 19일 12개 항목의 '코펜하겐 협정'에 대해 참가국들이 '유의'(take note)하기로 하고 막을 내렸습니다.
'유의'라는 애매한 표현에 대해 로버트 C. 오르 유엔 정책협력실장 겸 총장 특별보좌관은 "사실상 모두 협정문을 지지하기로 했지만, 100% '수용'하는 것에는 조금 모자라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협정이 일부 국가의 반대로 정식 승인을 받지 못했지만 공식적 합의문서로 인정, 법적 효력을 발생토록 함으로써 합의 내용이 실행에 옮겨지게 했다는 설명입니다.
국내 증시에서도 미국과 우리나라 대선 운동이 한창이던 2007년부터 대체에너지 테마주에 대한 관심이 폭증했습니다. 특히 대장주인 OCI(옛 동양제철화학)의 경우, 한때 시가총액 10조원대까지 올라가기도 했습니다. 2006년 연말 1조원 수준에서 2008년5월 10조원을 돌파할 때까지 거침없는 상승세였습니다.
이때를 정점으로 조정을 받아 반토막난 상태지만 OCI는 여전히 투자자들의 관심대상입니다. 지난 주말 종가는 22만500원으로 이 가격 기준 시총은 5조460억원입니다. 사상 최고가였던 2008년 5월의 44만3000원의 절반 수준이지요.
한파가 몰아친 요즘 증권사들의 OCI에 대한 평가는 따뜻합니다. 이달 들어 나온 분석보고서를 낸 7개 증권사 중 6개가 '매수' 의견입니다. 이중 4개 증권사는 30만원대 목표가를 제시했습니다. 특히 대신증권은 목표가를 35만원으로 제시했습니다.
'매수' 의견을 제시한 증권사들은 폴리실리콘 3공장 건설재개에 높은 점수를 뒀습니다. 대신증권은 폴리실리콘 제 3공장 증설재개가 긍정적 모멘텀이라는 점을 첫번째 매수 추천 이유로 꼽았습니다. 세계 폴리실리콘의 시장지배력을 강화시킨다는 계기, 신규설비 설치에 따른 생산효율성 강화, 투자금액의 조달부담이 크지 않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심지어 부정적 의견을 고수한 한국투자증권도 폴리실리콘 3공장 증설은 경영진의 자신감을 확인한 것이라며 2011년 이후 성장이 확실하다고 평가했습니다. 코펜하겐 회의도 OCI에 긍정적인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으로 봤습니다.
하지만 2010년 세계 폴리실리콘 수급 완화는 피하기 어려우며 ASP 역시 2009년 대비 20% 이상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에는 변함이 없다며 '중립' 의견을 유지했습니다. 목표가는 22만원입니다.
HMC투자증권도 '매수' 의견을 유지했지만 목표가를 33만원에서 27만6000원으로 내렸습니다. 폴리실리콘 시황에 따른 목표주가와의 괴리도가 큰 점을 감안해 보수적으로 2010년 이익전망을 잡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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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필수 기자 phils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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