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선 '카레'하면 시중에서 판매되는 즉석요리 또는 카레가루를 이용한 카레를 떠올린다. 하지만 본고장 인도의 카레는 다르다. 처음 먹는 사람은 그 생소한 맛에 놀란다. 지난해 1월 방영된 '무한도전' 인도 편을 봤는가. 카레를 먹으면서 당황해하던 무한도전 팀의 모습은 한국 사람들이 인도 카레를 처음 접했을 때 보이는 일반적인 모습이다. 한 수저 뜨고, 바로 뱉어내는 사람도 부지기수다.
정식명칭은 '커리(Curry)'. 매콤한 국물의 이 '커리'라는 음식은 인도에선 대부분의 고기와 야채 요리에 광범위하게 쓰인다. 커리는 수백 가지에 이르는 '마살라(Masala, 향신료를 기호와 용도에 맞게 조합해 볶은 후 곱게 빻은 가루)'에 따라 다양한 맛을 낸다.
인도 레스토랑에서 볼 수 있는 비슷한 듯 다른 수십 가지의 커리 메뉴를 볼 수 있는 것도 이 마살라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인도 사람들이 선호하는 '마살라'는 기본양념이라 할 수 있는 ‘탄두리 마살라(Tandoori masala)'다. 이와 함께 고기요리에 주로 쓰이는 '밋 카 마살라(Meat ka masala'도 인도 사람들이 즐겨 찾는 마살라 중 하나다.
◆ "마살라 없인 못살아"= 인도에서 마살라는 단순히 커리 요리에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다. 거의 모든 인도 음식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 한국 사람들이 김치 없인 못산다고 하는 것처럼, 인도에선 마살라를 빼고는 음식을 논할 수 없을 정도다. 인도 사람들의 대표적 간식인 '사모사(Samosa)' 나 대표 음료수인 '짜이(Chai)'에도 마살라는 꼭 들어가는 재료다.
과거 서양에서 '향신료'는 검은 진주로 불렸다. 육식이 주식인 서양에서 향신료는 고기의 저장, 냄새제거 등에 꼭 필요한, 없어서는 안 될 재료였기 때문이다. 교역 시 필수 품목 1순위도 언제나 향신료였다. 하지만 인도가 영국의 식민 지배를 받게 된 이유 중 하나도 이 향신료 때문이었다.
향신료에서 탄생한 '마살라'는 인도의 찬란한 역사와 굴곡을 대변해주는 상징이다. 마살라를 모르고선 인도와 인도 사람, 인도 문화를 설명할 수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때로는 은은하게, 때로는 자극적으로 다가오는 '마살라'는 인도의 '팔색조' 매력을 대표하는 상징인 셈이다.
글= 여진환
정리= 윤종성 기자 jsyoon@asiae.co.kr
◇ 기계 분야에 관심이 많은 여진환 씨는 현재 Uttar Pradesh (이하U.P) 주립공대 IEC college 기계공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이다. 2006년부터 인도생활을 시작한 진환 씨는 한국인들이 쉽게 오해할 수 있는 인도의 단면을 소개하고자 유학생 칼럼을 맡았다.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