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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피플&뉴앵글]카레 vs 커리.. "넌 뭐가 맛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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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 산다고 하면 가장 많이 받는 질문 하나. "카레 많이 먹겠구나. 그런데 인도 카레는 맛있니?" 대답하기 난감하다.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리기 때문이다. 맛있는 카레가 있는 반면, 맛없는 카레도 있다는 뜻이다.

한국에선 '카레'하면 시중에서 판매되는 즉석요리 또는 카레가루를 이용한 카레를 떠올린다. 하지만 본고장 인도의 카레는 다르다. 처음 먹는 사람은 그 생소한 맛에 놀란다. 지난해 1월 방영된 '무한도전' 인도 편을 봤는가. 카레를 먹으면서 당황해하던 무한도전 팀의 모습은 한국 사람들이 인도 카레를 처음 접했을 때 보이는 일반적인 모습이다. 한 수저 뜨고, 바로 뱉어내는 사람도 부지기수다.
◆검은 진주 '마살라'의 비밀= 이처럼 놀라는 이유는 우리가 그동안 접한 '카레'라는 음식 자체가 일본인, 한국인들의 입맛에 맞게 새로 각색한(?) 음식이기 때문이다. '카레' 라는 명칭조차 일본에서 건너온 말이다.

정식명칭은 '커리(Curry)'. 매콤한 국물의 이 '커리'라는 음식은 인도에선 대부분의 고기와 야채 요리에 광범위하게 쓰인다. 커리는 수백 가지에 이르는 '마살라(Masala, 향신료를 기호와 용도에 맞게 조합해 볶은 후 곱게 빻은 가루)'에 따라 다양한 맛을 낸다.

인도 레스토랑에서 볼 수 있는 비슷한 듯 다른 수십 가지의 커리 메뉴를 볼 수 있는 것도 이 마살라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인도 사람들이 선호하는 '마살라'는 기본양념이라 할 수 있는 ‘탄두리 마살라(Tandoori masala)'다. 이와 함께 고기요리에 주로 쓰이는 '밋 카 마살라(Meat ka masala'도 인도 사람들이 즐겨 찾는 마살라 중 하나다.
인도의 한 마트에 진열된 마살라 모습. 향신료를 볶은 후 곱게 빻아 만든 마살라는 그 종류만 수백 가지에 이른다.

인도의 한 마트에 진열된 마살라 모습. 향신료를 볶은 후 곱게 빻아 만든 마살라는 그 종류만 수백 가지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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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살라 없인 못살아"= 인도에서 마살라는 단순히 커리 요리에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다. 거의 모든 인도 음식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 한국 사람들이 김치 없인 못산다고 하는 것처럼, 인도에선 마살라를 빼고는 음식을 논할 수 없을 정도다. 인도 사람들의 대표적 간식인 '사모사(Samosa)' 나 대표 음료수인 '짜이(Chai)'에도 마살라는 꼭 들어가는 재료다.

과거 서양에서 '향신료'는 검은 진주로 불렸다. 육식이 주식인 서양에서 향신료는 고기의 저장, 냄새제거 등에 꼭 필요한, 없어서는 안 될 재료였기 때문이다. 교역 시 필수 품목 1순위도 언제나 향신료였다. 하지만 인도가 영국의 식민 지배를 받게 된 이유 중 하나도 이 향신료 때문이었다.

향신료에서 탄생한 '마살라'는 인도의 찬란한 역사와 굴곡을 대변해주는 상징이다. 마살라를 모르고선 인도와 인도 사람, 인도 문화를 설명할 수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때로는 은은하게, 때로는 자극적으로 다가오는 '마살라'는 인도의 '팔색조' 매력을 대표하는 상징인 셈이다.



글= 여진환
정리= 윤종성 기자 jsyoon@asiae.co.kr

◇ 기계 분야에 관심이 많은 여진환 씨는 현재 Uttar Pradesh (이하U.P) 주립공대 IEC college 기계공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이다. 2006년부터 인도생활을 시작한 진환 씨는 한국인들이 쉽게 오해할 수 있는 인도의 단면을 소개하고자 유학생 칼럼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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