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었구나." 북쪽 형 석영순(78)씨가 추석 이산가족 2차 상봉행사 첫날인 29일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에 들어서는 순간 남쪽 동생 태순(74), 창순(65)씨와 삼촌 석호근(83)씨는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영순씨는 울먹이는 삼촌 호근씨에게 큰절을 올리며 "옛얼굴이 남아 있습니다"라며 달랬다.
영순씨는 6.25때 국군으로 징집됐던 군인 출신이다. 대구 달성군 옥포면에서 가족과 함께 살며 농사를 짓던 영순씨는 19세인 1950년 전쟁 발발 후 2개월만에 동네 청년 10여명과 국군으로 징집됐다.
가족들은 형 영순씨의 위패가 국립묘지에 봉안된 뒤 제사까지 지냈다. 심지어 영순씨의 부친은 보훈대상자로 지정돼 사망 전까지 연금을 수령하고 장례비까지 지원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가족들은 재작년 꿈같은 소식을 접했다. 2007년 대한적십자사에서 '북측 석영순씨가 남에 있는 가족들을 찾고 있다'는 연락을 받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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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공동취재단)
박현준 기자 hjunpar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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