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지만 삼성은 선망의 대상 이면서도 질투의 대상도 되곤 한다. 너무 잘나가는 값을 치뤄야만 하는 걸까. 일종의 애증이랄까. 직장인들 사이에선 "삼성에서 이렇게 한다는데"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기도 한다. 삼성이 하면 결국 다른 기업에도 그 영향이 고스란히 미쳐 재계에선 일종의 방향타가 되기 때문. 연말 사회공헌 기금을 기부할때도 삼성이 금액을 정하면 여타 그룹은 이를 기준으로 나름의 금액을 산정한다. 그만큼 삼성은 단순히 기업을 넘어 재계의 바로미터로 자리매김해왔다. 인정을 하든 안하든 현실적으로 삼성은 대한민국에서 '그만의 문화'를 갖고 있는 셈이다.
지난 16일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이 200조원을 넘어서면서 국내 주식시장의 20%를 웃돌았다. 이러한 수치는 '삼성의 힘'이 얼마나 큰지를 여실히 드러낸다.
삼성이라는 이름을 쓰지 않지만 '이병철의 삼성'에서 핵분열된 CJ, 신세계, 한솔, 보광 등의 범 삼성가를 따지면 그 비중은 훌쩍 올라간다. 결국 삼성은 우리 경제의 대동맥에서부터 실핏줄까지로 촘촘이 짜여진 것이다.
자의든 타의든 삼성이 매사를 기업 경영 마인드로 접근하지 못하는 껄끄러운 이유는 존재한다는 것이다. 또 고민이 있어 털어놓으면 그 댓가가 너무 혹독한 측면도 있다. 뭔가 다른 꿍꿍이가 있다든지, 복선을 깔고 있어 진의를 파악하기 어렵다든지, 배가 부르니 그런 소리를 한다는 비난의 화살이 쇄도한다. 입을 닫으면 또 닫는다는 불평이 쏟아진다. 매사 모든 사항에서 삼성은 '황금비율 맞추기'에 골몰할 수 밖에 없는 셈이다. 언론은 삼성의 일거수일투족을 실시간으로 보도한다. 오너일가서부터 경영진은 물론 삼성이라는 꼬리표가 붙은 모든 사항에 '기사 밸류'가 더해진다.
삼성이 그러한 고충을 털어놓는 것에 한편으론 애절함마저 느껴진다. 삼성을 바라보는 눈에대해 냉정하게 한번 생각해 보자. 필자 스스로도 "삼성이???"라는 말을 수시로 뇌까린게 사실이다. 그 저변에는 삼성에대해 엄격한 도덕성의 잣대를 기울였기 때문은 아닐까 한다.
한때 군대식에 가깝던 삼성의 문화도 한층 자유로와졌다. 넥타이를 푼지 오래됐고 눈치 보지 않는 휴가도 즐긴다. 창조경영의 실천을 위해서다. 삼성의 창조 문화는 삼성 스스로는 이룰 수 없다. 삼성의 힘은 대한민국호의 엔진과도 같다. 그들이 창조를 즐길 수 있게 해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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