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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본관 ‘집회 무풍지대’도 이젠 옛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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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협력사 비정규직원 노조활동 보장요구 시위
올들어 집회 횟수 빈번해져


"삼성전자 본관 앞도 이제 시위 무풍지대가 아닙니다."
지난 30일 서초동 삼성타운 삼성전자 본관 앞에는 민중가요가 쩌렁하게 울렸다. 평택에 공장을 둔 삼성전자의 대형 벤더 동우화인켐 비정규직 노조가 노조 활동 보장을 요구하며 집회를 열었기 때문이다. 인원은 많지 않았으나 금속노조 소속 다른 노조도 이에 합세하며 자못 기세를 올리고는 오후께 집회를 중단하고 해산했다.

태평로 시절부터 시위와 집회가 열리지 않기로 유명했던 삼성 본관 앞이 더 이상 시위 무풍지대가 아니게 됐다. 서초동으로 이전하며 지하철 2호선 강남역 인근에 둥지를 튼 삼성전자가 역 출구 앞 공터와 바로 인접해 있으며 삼성타운 인근에도 집회, 시위에 적합한 장소가 있기 때문이다. 시민들을 위한 휴식공간이 조성돼 있는 사옥 바로 앞 공터는 삼성전자의 사유지이므로 집회신고가 불가능하다. 그러나 1차선 차도 건너 지하철역 입구 공터는 관할 경찰서인 서초경찰서에 신고만으로 집회가 가능하다.

실제로 집회가 잦아졌다. 서초경찰서 정보계 관계자는 "어떤 달은 한 차례도 집회가 없지만 이슈가 있는 경우에는 한 달에도 수차례 집중적으로 집회가 진행되기도 한다"며 "정확한 횟수를 집계하기는 어렵지만 올 들어 대략 두 자릿수에 걸쳐 발생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삼성 측에서 대부분 먼저 집회신고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이 태평로에 자리했을때부터 노조 등 각종 단체의 집회 시도가 잇따랐으나 집회신고를 접수하지 못해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들은 삼성이 계열사 직원이나 용역을 고용해 먼저 집회신고를 싹쓸이해버리는 바람에 집회 신고를 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삼성측은 이와 관련해 '도로나 인근 공터는 사유지가 아닌 만큼 누구든 먼저 신청하면 활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 가운데 지난해는 계열사인 에스원 소속 노동자들이 남대문경찰서 안에서 몸싸움 끝에 집회신고에 성공, 집회를 열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강남 이전 후에도 본관 앞 집회 개최의 길이 쉬워진 것은 아니다. 지난 연말 발생한 서해안 원유유출 사고로 인해 항의차 상경을 결정한 지역 주민들은 수 차례에 걸친 시도에도 집회신고를 하지 못하다가 결국 어렵게 허가를 얻어 수 천명이 강남역 앞 좁은 공터와 삼성타운 인근에서 겨우 집회를 진행할 수 있었다.

30일 집회를 주도한 이효진 동우화인켐 비정규직분회 선전부장은 "이번 집회를 위해서 한 달 전부터 집회 신고를 하고 신고를 재차 연장하는 등 고생을 해야 했다"며 "집회 허가를 얻기가 너무 어려워 한 곳에서 허가를 얻으면 다른 노조가 합세해 집회를 진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우경희 기자 khw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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