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집회 횟수 빈번해져
"삼성전자 본관 앞도 이제 시위 무풍지대가 아닙니다."
태평로 시절부터 시위와 집회가 열리지 않기로 유명했던 삼성 본관 앞이 더 이상 시위 무풍지대가 아니게 됐다. 서초동으로 이전하며 지하철 2호선 강남역 인근에 둥지를 튼 삼성전자가 역 출구 앞 공터와 바로 인접해 있으며 삼성타운 인근에도 집회, 시위에 적합한 장소가 있기 때문이다. 시민들을 위한 휴식공간이 조성돼 있는 사옥 바로 앞 공터는 삼성전자의 사유지이므로 집회신고가 불가능하다. 그러나 1차선 차도 건너 지하철역 입구 공터는 관할 경찰서인 서초경찰서에 신고만으로 집회가 가능하다.
실제로 집회가 잦아졌다. 서초경찰서 정보계 관계자는 "어떤 달은 한 차례도 집회가 없지만 이슈가 있는 경우에는 한 달에도 수차례 집중적으로 집회가 진행되기도 한다"며 "정확한 횟수를 집계하기는 어렵지만 올 들어 대략 두 자릿수에 걸쳐 발생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삼성 측에서 대부분 먼저 집회신고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강남 이전 후에도 본관 앞 집회 개최의 길이 쉬워진 것은 아니다. 지난 연말 발생한 서해안 원유유출 사고로 인해 항의차 상경을 결정한 지역 주민들은 수 차례에 걸친 시도에도 집회신고를 하지 못하다가 결국 어렵게 허가를 얻어 수 천명이 강남역 앞 좁은 공터와 삼성타운 인근에서 겨우 집회를 진행할 수 있었다.
30일 집회를 주도한 이효진 동우화인켐 비정규직분회 선전부장은 "이번 집회를 위해서 한 달 전부터 집회 신고를 하고 신고를 재차 연장하는 등 고생을 해야 했다"며 "집회 허가를 얻기가 너무 어려워 한 곳에서 허가를 얻으면 다른 노조가 합세해 집회를 진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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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경희 기자 khw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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