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T 국제출원, 한국어로 최초 공개

세계지식재산권기구를 통한 우리나라 말 PCT 국제출원 공개 시작

“영어로 만들어져 있는 국제기구사이트에서 우리말로 된 우리 기술내용을 보게 되니 신기하기도 하고 자부심도 생기군요. 더욱이 한국어로 공개된 최초의 PCT(특허협력조약) 국제출원이라고 하니 더욱 그렇습니다.”

경기도 군포시에 있는 화장품 원료 전문개발사인 바이오스펙트럼(주)의 박덕훈 대표는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 자기회사의 특허출원을 보는 감회가 남달랐다.

바이오스펙트럼(주)은 보건복지가족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후원하는 보건의료기술개발사업 과제의 하나로 서울대 약대와 공동으로 ‘도라지 뿌리 등에서 뽑아낸 플라티코딘-디(Platycodin D)의 미백개선 효과’에 대한 연구를 하고 그 효과를 규명해냈다.

그리고 국내는 물론 세계 각국에서 특허등록을 받기 위해 지난 1월 한국어로 PCT에 따른 국제출원을 한 결과 6개월여 만인 이달 초 우리나라 말로 국제공개가 된 것이다.

국제공개는 출원된 기술이 어떤 것인지, 누구나 검색해 확인해볼 수 있게 세계 일반인들에게 알리는 것을 말한다.

우리나라말로 공개된 내용은 현재 WIPO(세계지식재산권기구) 홈페이지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우리 국민이나 기업이 PCT국제출원을 해도 한국어로는 국제공개가 될 수 없었다. PCT 국제출원 자체가 영어나 일본어로만 이뤄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2007년 9월 제43차 WIPO총회에서 한국어가 PCT국제공개어로 채택 되면서 올부터는 한국어로도 출원할 수 있어 이번에 처음 우리나라말로 된 PCT국제출원이 이뤄진 것이다.

한국어의 PCT 국제공개어 채택은 국제기구에서 최초로 한국어가 공식 언어로 인정받고 세계적으로 지식재산권 강국으로서의 우리나라 위상을 확인시켜줬다는 점에 뜻이 크다.

게다가 우리 국민이나 기업들이 이전보다 훨씬 손쉽게 외국에 특허출원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는 데에도 큰 의미가 있다.

특허청이 한국어 PCT국제출원을 접수하기 시작한 올 1월부터 6월까지 잠정집계한 통계에 따르면 영어, 일본어로 출원할 수 있음에도 우리말로 출원된 비율이 70%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발명가의 출원비중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는 것으로 파악됐다.

김창룡 특허청 대외협력고객지원국장은 “국민, 기업 모두 어려운 여건이지만 이런 때일수록 핵심기술을 선점, 성장동력을 확충해 놓는 게 필요하다”면서 “이를 계기로 한국어 PCT국제출원제도가 외국에서의 특허권 따기에 잘 활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우리말로 공개 되는 PCT 국제출원은 세계지식재산권기구 홈페이지 (http://www.wipo.int/pctdb/en/index.jsp)에서 국제출원번호나 출원인 성명 등을 입력하고 검색해볼 수 있다.

이번 국제공개를 시작으로 한국어공개는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우리 국민은 WIPO 홈페이지를 통해 더 쉽게 우리말로 된 특허기술을 찾아볼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왕성상 기자 wss4044@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