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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대운하株의 증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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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꿩먹고 알먹고, 도랑치고 가재잡고."

대운하 테마주의 위세가 한창이던 2007년 하반기, 테마에 이름을 올린 기업들은 앞다투어 대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했습니다. 이와 함께 대주주들은 고점에서 자신들의 지분 일부를 팔아 수백억원대의 차익을 실현했습니다. 유상증자에 들어갈 자금 마련을 위해 주식을 팔았다는데 증자에 참여하고도 천문학적 금액이 남았습니다.
홈센타, 이화공영, 삼목정공, 삼호개발 등은 본의아니게 급등한 상황을 이용, 수백억원의 자금을 증시에서 끌어모을 수 있었습니다. 대주주들의 지분율이 낮아지기는 했지만 워낙 많이 오른 주가 덕에 경영권을 유지한채 몫돈을 거머쥘 수 있었습니다. 홈센타의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들은 무려 450억원이 넘는 돈을 챙기기도 했습니다.

당시 테마주들의 증자대열에 동참하지 않던 4대강 테마주(옛 대운하 테마주) 특수건설 이 11일 오후 272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했습니다. 지난해 순이익 29억원의 9배가 넘는 금액입니다. 구주 4주당 1주씩 배정하는 주주배정 방식으로 한 후, 실권주가 나면 공모를 하는 방식입니다. 예상 발행가는 1만3650원. 11일 종가 2만700원에 비해 30% 이상 싼 가격입니다.

증자 이유는 운영자금 조달이라는군요.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장의 눈이 곱지만은 않습니다. '테마가 다시 힘을 쓰니 또 증자냐' 하는 반응입니다. 주가가 뜬 상황을 이용, 시장에서 싼값에 대규모 자금을 끌어모으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지요. 물론 특수건설 입장에선 억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워낙 4대강 테마들이 한묶음으로 묶여서 오래 움직이다보니 이런 시선은 피하기 힘든 게 현실입니다.
이런 상황에다 최근 4대강 테마의 위력이 주춤하다보니 대규모 유상증자 발표에 주가도 급락세입니다. 12일 장에서 특수건설은 10% 내외의 하락률을 보이며 1만8000원대로 떨어진 채 거래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지난해 실적 기준 PER는 50배 가까이 됩니다. PBR는 2.5배 입니다. 건설주의 대표주자 중 하나인 GS건설의 PER가 10배 내외, PBR가 1.2~1.3배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프리미엄이 얹어진 가격입니다.

증시가 이상 급락하지 않는다면 특수건설의 유상증자도 1년반전 대운하 동료들처럼 별 무리없이 성공할 것입니다. 기존 주주들 입장에선 현주가보다 30% 가까이 싼 물량을 안받을 이유는 없을테니까요.

중요한 것은 증자 성공 이후의 행보입니다. 12일 오후 2시 기준 1만8600원 기준 특수건설의 시가총액은 1485억원에 달합니다. 이 가격이 거품으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회사의 수익을 키울 의무도 함께 있다는 것을 특수건설 대주주와 경영진은 유념해야 할 것입니다.



전필수 기자 phils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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