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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울인] 외국인 '동장' 크리스티나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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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한국 아줌마예요."

크리스티나 콘팔로니에리(28ㆍ이탈리아ㆍ사진) 글로벌빌리지센터장은 유쾌했다. TV 속의 모습 그대로다.

그는 "한국의 어머니들은 파워가 많다. 나도 백화점 시식코너에서 이것저것 먹을 때는 한국 아줌마를 그대로 닮아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 아줌마' 크리스티나씨는 작년 4월17일 문을 연 역삼동 글로벌빌리지센터에서 일한 지 꼭 1년이 됐다. 서울에 사는 외국인들의 생활불편을 상담하면서 그는 어느새 외국인 사회의 '동장'으로 자리를 잡았다.

신용카드 만들기, 핸드폰 개통, 고지료 납부, 자동차 면허증, 관광정보 같은 걸 상담해주는 크리스티나씨의 주요 고객은 역삼동 주변의 원어민 강사들이다. 이밖에 유럽, 중국, 태국, 인도 사람들도 오고 심지어 한국인들도 많이 방문한다.

그는 "한국에 머물고 있는 외국인들은 한국문화에 관심이 많아요. 저도 마찬가지죠. 특히 한복을 좋아해요. 한복은 공주 옷 같아요. 추석이랑 설날 때 꼭 입어요"라며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크리스티나씨는 "가지고 있는 한복이 2벌 밖에 없기 때문에 시어머니가 한복을 많이 가지고 있어서 서로 바꿔서 입는다"고 한다. 어머니와 옷을 바꿔 입는 한국의 딸들과 다르지 않았다.

센터장으로 활동하는 마음가짐에 대해 그는"(외국인들과 한국인이) 서로 잘 살면 더 글로벌해지고, 더 친해지면 더 행복하게 될거에요"라며 단순하면서도 진지한 말투로 말했다. 한국에 사는 외국인들의 불편을 덜어주면 외국인들이 더 잘 한국을 이해하게 되고, 한국인들도 외국인들과 만나면서 마음을 열게 된다는 것이다.

크리스티나씨는 "한국 사람들의 글로벌 마인드가 높아 외국문화에 관심도 많다"며 이 때문에 외국인과 더 친해질수 있다고 강조했다.

'센터장으로 있으면서 힘든 일은 없었냐'는 질문에 그녀는 또렷하게 "없다"고 말했다. 대신 "아기센터, 할아버지 할머니 센터에 가서 자장면을 드렸고 올림픽공원에 가서 쓰레기도 주웠다"며 자원봉사의 즐거웠던 기억을 들려줬다. 주부, 센터장, 대학 국제법 강사, TV 출연 등 1인4역을 하면서도 지치지 않는 표정이었다.

그는 오히려 "앞으로 지금까지 해온 일 열심히 하고, 더 많이 한국 전통 알리고, 자원봉사 더 열심히 하고, 더 친해지고 싶어요"라며 포부를 숨기지 않았다.

바쁜 생활 때문에 크리스티나씨는 부모님을 지난 1년 동안 두번 밖에 보지 못했다. 그녀는 그럼에도 내색하지 않고 "(부모님과는) 전화로 자주 통화해요, 거기다 한국 사람들이 이탈리아 사람들과 닮았어요, 농담 좋아하고 목소리가 커요"라며 웃었다.

요즘에는 한국의 다도도 배우고 있다고 한다. '밋밋한 녹차가 맛있냐'는 질문에 '한국 아줌마' 크리스티나씨는 시원한 목소리로 "몸에 좋아요"라고 대답했다.

박현준 기자 hjunpar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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