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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시장서 기술장벽의 핵심은 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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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초대석] 최갑홍 한국표준협회장

"이미 각국은 표준전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치열한 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표준으로 선정된 제품의 경우 시장지배력을 공고히 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기업들은 제품 표준화 작업을 위해 엄청난 대가를 치러야 하기 때문이지요."
글로벌 무역장벽이 허물어지고 있는 요즘 그 어느때보다 '표준'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관세장벽이 없어지고 나면 결과적으로 기술장벽만 남게 되는데, 세계 무역시장에서 기술장벽의 핵심은 '표준'으로 요약되기 때문이다.

최갑홍 한국표준협회장은 "우리나라의 경우 표준에 대한 인식이 생산현장에만 국한되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이제는 표준의 기능이 환경, 윤리, 노동문제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국내 기업들은 어떤 기술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국제표준이 만들어지길 기다려서는 안된다"며 보다 능동적이고 선제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한치의 오차도 허락하지 않는 표준 현장에 몸담아온 그는 누구보다 본인에게 철저하다. 표준의 중요성과 경제 효과를 전파하기 위해 전국 각지를 누빌 때도 결코 같은 내용을 되풀이해서 말하지 않는다. 따라서 그의 강연은 매번 다르다는 느낌을 줄 정도로 밀도있고 생동감이 있다.

"하루에 여러 곳에서 강의를 할 때도 있지만 강의 장소를 옮기면서 원고를 수정합니다."

취임 1주년을 맞은 그로부터 표준의 중요성과 표준전쟁에 대한 실상을 들어봤다.

▲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표준'에 대해 설명을 해주시지요.
  
표준은 국민의 편의나 안전을 위해 이해당사자들이 서로 지키기로 합의한 약속이다. 표준은 네 가지 정도의 역할이 있는데, 첫째 '호환성'을 높여준다. 하나의 핸드폰 충전기로 다양한 핸드폰을 충전할 수 있게 된 것이 그 예다.

복잡화된 것을 '단순화'시켜 주는 역할도 한다. 진공청소기의 먼지봉투 사이즈를 모두 같도록 한 것이 그 이유다. 형광등을 8000시간 동안 사용할 수 있도록 기술 규정을 만들어 '최저 품질을 담보한다'든지, 비상구 그림이나 남ㆍ녀 화장실 구별 그림 등과 같이 일상생활에 편리한 정보를 제공하기도 한다. 우리 생활 곳곳에 표준이 적용되고 있다고 보면 된다.
  
▲ 표준이라고 하면 먼저 'KS마크'가 떠오르는데, 최근 KS인증이 일반 제품 뿐 아니라 서비스 분야에도 시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현황을 소개해 주세요.

KS인증은 1962년 처음으로 형광등 램프에 표시한 이후에 현재 800여개 품목에 9700여건이 인증됐다. 우리 정부는 지난 해 5월부터 프랑스, 오스트리아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서비스 부문에도 서비스인증을 표시하도록 했다.

일례로 콜센터 서비스인증의 경우 콜센터에 전화했을 때 5분 이내에 수신을 해야 한다든가, 또 몇 분 이내에 98% 이상은 1차 전화를 해서 응답을 해야 한다든가 하는 소비자들이 만족할 만한 기준을 세워두고 있다.

현재 서울시청의 '120다산콜센터'를 비롯 외환은행, 롯데카드 등 모두 11개 콜센터가 KS 서비스인증을 받았는데, 앞으로는 장례식, 택배, 애프터서비스(A/S), 차량수리 및 견인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로 인증을 확대해 소비자들이 더욱 좋은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 다른 국가들의 '표준' 현황은 어떻습니까.

세계가 하나의 시장으로 통합되면서 품질 뿐 아니라 표준도 국가경쟁력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국제표준화기구(ISO) 총회에 참석해 보니 세계시장이 통합되면서 국가와 국가, 또는 지역과 지역 간에 자국의 표준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

다시 말해 표준전쟁의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 치열해지고 있는 것인데, 국제표준 속에 자국의 기술이나 사회관습, 규범 등을 많이 반영할 수록 향후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표준의 영역도 점점 확장되고 있어 이전에는 표준이 제품이나 서비스의 품질이 좋고 나쁨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활용됐다면 이제는 무역정책이나 환경정책은 물론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든가 기후변화에 대한 이슈까지도 표준을 논할 정도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 산업계에서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 '녹색성장'에도 표준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건지요.
  
우리 정부는 지난 1월 중순 '저탄소녹색성장기본법' 제정안을 입법예고한 것을 시작으로 제품 생산에서 사용, 폐기에 이르는 전 과정을 평가해 온실가스 배출에 대한 정보를 소비자들이 인식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비슷한 시기인 1월18일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에서는 기후변화에 대한 국제표준화 회의가 열려 탄소발자국(Carbon Footprint)에 대한 통일된 국제표준(ISO 14067)을 논의했다. 우리 정부와 기업들이 발빠르게 대처해 이러한 규제가 성장의 걸림돌이 아닌 재도약의 발판이 되도록 해야 한다.
  
▲ 협회 현안과 중점 추진사업은 무엇입니까.
  
협회는 지난 해 그린경영팀을 신설하고 기후변화협약에 따라 의무감축국가가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비의무감축국가에 기술, 자본을 투자하는 CDM(Clean Development Mechanism) 제도의 타당성 평가 및 검증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 각 사업장에서 배출하는 모든 온실가스를 파악해 기록, 산정하고 보고하는 등의 총괄적인 관리를 통해 대외공신력을 확보하도록 돕는 온실가스 인벤토리 검증 사업도 하고 있다.

앞으로는 제품의 생산, 유통. 사용 및 폐기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검증해 제품에 표기하는 탄소라벨링(Carbon Labeling) 사업과 기후변화 대응 교육 및 훈련을 통해 전문가 육성에도 나설 계획이다.
  
▲ 취임 기간 중에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사업과 목표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요.
  
협회는 지난 7년간 연속적인 경상이익 흑자를 기록하며 안정적인 경영활동을 하고 있다. 전 직원이 최고의 지식서비스 기관을 달성한다는 비전을 공유하고 맡은 업무에 최선을 다한 결과다.

올해는 4500여 회원사와 고객들로부터 신뢰받을 수 있는 협회, 지속가능한 이익 창출 경영, 철저한 윤리경영, 서비스 향상을 위한 조직의 역량 강화 등을 목표로 삼고 있다. 

대담=송광섭 유통부장
정리=조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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