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초 급매물층이 소진되며 '반짝' 값이 올랐던 강남 재건축 아파트 호가가 경기침체와 맞물려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관련 급매물도 재등장했다.
4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강남구 개포 주공1단지,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 등 투자자들이 많이 찾는 대표적인 재건축 단지의 경우 반짝 상승한 가격에서 2000만∼5000만원씩 떨어진 급매물이 다시 등장했다.
잠실 주공5단지 112㎡의 경우 올들어 최고 11억2000만원까지 거래됐으나 지난 주부터 호가가 2000만원 가량 떨어진 매물이 나오고 있다.
119㎡도 최근 13억1000만원까지 가격이 회복됐다가 지난 주부터 매수문의가 자취를 감추면서 2000만원 떨어진 12억9000만원짜리 급매물이 나왔다.
재건축 관련 호재로 지난 연말 8억∼9억원선에 걸쳐있던 급매물이 모두 소화되고 가격이 2억∼3억원 가량 상승했다가 최근 들어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호가가 떨어지며 급매물이 다시 등장하는 것은 이달들어 요동치는 주가ㆍ환율로 인해 경제위기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강남, 서초, 송파구 등 강남 3개구의 투기지역 해제 지연과 최근 1∼2달 새 가격이 급격히 오른데 대한 부담도 매수자들을 관망세로 돌아서게 한 원인이다.
올 들어 거래량이 크게 늘었던 강남 개포 시영도 최근 거래량이 감소하면서 호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개포 시영 42㎡는 올 들어 최고 5억9900만원까지 거래됐으나 최근 호가는 5억7000만원대까지 떨어졌다. 개포 시영의 경우 지난해 11월 5억1700만원에 거래됐다가 2개월 만에 거래가격이 15% 이상 올랐었다.
개포 주공1단지 50㎡도 올 들어 최고 9억원까지 거래됐으나 현재 8억5000만원으로 호가가 5000만원 하락했다.
K중개업소 관계자는 "매수 문의는 여전하지만 실제 거래로까지 이어지는 사례는 눈에 띄게 줄었다"며 "급매물이 회수되며 올랐던 호가가 다시 한 차례 조정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강남권 아파트 값 급락 가능성은 낮다고 보면서도 경제상황이 우려했던 것보다 더 나빠질 경우 호가 조정과 가격 횡보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민진 기자 asiakmj@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