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사회가 이율배반의 잣대로 얼룩지고 있다. 더구나 이율배반적인게 일과성에 그치지 않고 있다. 도미노식으로 이어진다.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이율배반적인 상황이 마치 사회 전체적으로 폭탄돌리기까지 비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율배반적 잣대가 이제는 개연성을 넘어 당위성 마저 확보한 양상이다.
요즘 기업체마다 인적 구조조정이 한창이다. 글로벌 경제위기의 파고를 넘기위해 불가피한 경영활동이다. 그렇지만 구조조정과는 상반되게 고용확대에도 절치부심하고 있다. 청년실업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기업들이 일자리를 늘려야 하기 때문이다. 고용창출이 궁극적 해법인걸 알지만 누구도 이쪽으로 눈을 돌리지 못한다. 그러다보니 파행적인 인턴제마저 서슴지 않고 있다. 쓸데도 없고 쓸모도 없지만 인턴 할당량을 고스란히 가져갈 뿐이다.
그 다음은 방치할 수 밖에 없고, 시간이 지나면 다시 내보내는 악순환이 불가피할 것이다. 해결책이 안될게 뻔히 보이지만 모두들 입을 꽉 다물고 있다. 어쩔 수 없다는 공감대만 형성하고 있다. 포장하기 좋아 보이는 잡셰어링이 때아닌 붐을 이룰 뿐이다.
이 참에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의 실체도 따져보자. 일단 글로벌 순위상 세계 6번째이다. 1월말 현재 2017억달러. 그렇지만 우리나라의 외채가 외환보유액을 이미 넘어섰고, 그것도 최근들어 대부분 단기로 전환됐다. 조기상환이 빗발쳤을때 거의 깡통수준인 셈이다.
국면 (局面)은 어떤 일이 벌어진 장면이나 형편을 의미한다. 그럼 2009년3월3일 대한민국은 어떤 국면에 처했을까. 이명박 대통령 마저 지난취임 1주년 국무회의에서 '사즉생''의 각오를 당부했으니, 죽기아니면 살기 국면인 셈이다. 죽는 것과 사는 것도 결국은 이율배반적인 사항이지만 손바닥의 양면과 같이 똑같이 존재하고 있다.
서로 모순되어 양립할 수 없는 두 개의 명제가 사이좋게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형국. 어찌보면 혼돈의 세상으로 바뀌는 국면이랄까. 오죽하면 조지 소로스가 "자유시장 모델의 종말"을 외칠 지경에 까지 이르렀을까. 최근의 금융위기에선 그동안 시장의 균형을 잡아주던 보이지 않는 손 마저 사라진 꼴이 됐다. 칸트가 순수이성비판에서 이성이 필연적으로 빠지게 되는 자기모순으로 이율배반을 꼽은게 새삼 되새겨진다.
꼭 봐야할 주요뉴스
엄격한 시험 거쳐 60년간 '단 4명'…가장 희귀한 ...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