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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건설사도 못믿겠다…브리지론 연쇄부실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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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입장에선 합리적 결정으로 볼 수도
“10위권 건설사의 고의 부도는 생각도 못해”
브리지론 많은 캐피탈·증권사 PF 부실 확대 가능성

[아시아경제 임정수 기자] 대우건설 이 보증을 제공한 건설 사업장의 브리지론 부도로 대형 건설사의 보증이나 도급 계약도 믿기 어렵게 됐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건설사들이 책임준공 계약을 하지 않고 고의 부도를 내는 사례가 늘어나는 등 파장이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미분양에 따른 금융회사 부실 자산 증가와 더불어 건설사들의 책임준공 리스크에 금융권이 긴장하는 분위기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대우건설이 연대보증 등을 제공한 건설 사업장 우발채무는 5000억~6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이미 책임준공 의무를 제공한 사업장은 6조원을 넘어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7600억원 규모의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내는 등 자체적인 재무 상황은 우량하다. 하지만 도급 계약과 본 PF 사이에 책임준공 계약이 불발되는 사례가 늘어나면 대우건설과 같은 대형 건설사 보증 사업장이라도 금융권 대출이 상당수 부실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서울 을지로 대우건설 사옥.

서울 을지로 대우건설 사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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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업계 관계자는 "시공능력 10위권 이내 대형 건설사가 도급 계약을 맺고 브리지론에 보증까지 제공한 사업장에서 책임준공 약정을 제공하지 않겠다며 고의로 부도(디폴트)내는 것은 수십년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업계에서 일하면서 처음 보는 사건"이라며 "대우건설이 다른 사업장에 대해서도 수익성을 따져 사업을 진행할지 말지를 정하는 등 사업장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어 유사한 사례가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책임준공은 시공사로서 공사를 맡아 기한 내에 문제 없이 공사를 마무리하겠다는 일종의 약속이다. 건설 사업장에 돈을 빌려 주는 PF 대주단 입장에서는 공사가 설계대로 적기에 이뤄지지 않거나 준공허가를 받지 못하면 수(受)분양자들의 입주가 늦어지고 PF 대출 회수도 어려워진다. 이 때문에 건설사의 책임준공은 브리지론에서 본 PF로 넘어가는 데 필수적인 신용보강 수단이다. 건설사는 책임준공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면 본 PF 상환 책임을 시행사 대신 지겠다는 내용도 약정에 포함된다.


금융회사가 건설사 책임준공을 믿고 본 PF 대출을 하면 시행 사업자는 그 돈으로 브리지론을 상환하고, 도급 계약을 맺은 건설사에 공사비 등을 지급한다. 건설사 책임준공 약정 없이는 본 PF도 성사되기 어렵고 공사비를 지급할 돈도 없어 사업을 진행할 수 없다. 이 경우 기존 브리지론은 사업이 정상 진행될 때까지 계속 연장하거나 끝까지 사업에 참여할 대체 건설사가 나타나지 않으면 디폴트로 이어진다.

업계 관계자는 "대우건설 입장에서 합리적인 결정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도 "그동안 건설사 책임준공을 믿어왔던 대주단과 PF 업계에 미치는 충격파가 크다"고 전했다 그는 "부동산 경기 악화로 체력이 약한 중소형 건설사가 추진하는 사업장 대출 부실은 어느 정도 예견됐고 충당금을 쌓는 등 준비도 하고 있었지만, 10위권 건설사가 고의 부도를 낼 수 있다는 생각을 아무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미분양 증가 등으로 부동산 시행 사업의 사업성이 떨어지면서 중소형 건설사뿐만 아니라 대형 건설사도 공사 도급 계약을 하고도 사업을 추진하지 않는 사례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물량은 6만8107가구다. 1년 전 1만7710 가구에서 4배 가까이로 급증했다. 특히 지난해 11월, 1개월 사이 1만810가구 늘어난 데 이어 12월에도 1만80가구 늘어나는 등 두 달 연속 1만 가구 넘게 급증했다.


대형 건설사라도 사업성이 떨어지는 사업장의 공사를 맡아 손실을 감수할 회사가 많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증권사 PF 담당 임원은 "원자재값 상승 등으로 공사비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분양가 하락 압력마저 커져 시공 사업 추진 동력이 약화되고 있다"면서 "대형 건설사들이 보증을 제공한 사업장까지 수익성을 따져 시공 사업 참여 여부를 결정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면 브리지론 익스포져가 많은 캐피탈사와 증권사의 PF 부실이 더욱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임정수 기자 agreme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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