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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굽는 타자기]"'국가 자살'이라는 이름의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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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절벽 구조 경제적 분석
재정건전성 매몰 비판…"재정 적극 확대 필요"

[빵굽는 타자기]"'국가 자살'이라는 이름의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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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스스로 사멸하고 있습니다. 인구 감소로, 의료와 교육을 중심으로 한 사회 인프라와 노동 현장 등 공동체에 필수적인 기둥들의 지속성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자살하는 대한민국’의 김현성 작가가 내린 도발적인 진단이다. 일단 마케팅은 성공했다. 지난달 말 출간 이후 벌써 2쇄 증쇄에 돌입했다고 한다. 작가 스스로 공포마케팅과는 다르다고 주장하지만, "그럼 뭔데?"라는 질문에는 쉬이 답이 나오지 않는다.

초입부터 내건 수치는 지난해 기준 ‘합계출산율 0.72명’이다. 한국의 여러 특성상 인구 감소는 ‘가난으로 향하는 고속열차’와도 같다고 강조한다. 물가는 비싸고, 전세 또는 주택 매수 선호 때문에 주거 비용이 많이 들고, 생산성이 낮은 서비스업에 치중돼 있다고 지적한다. 또 수도권에 인구가 지나치게 몰렸고, 입시와 사교육에 과도한 비용을 쏟고, 경쟁에 몰려서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고 한다. 그동안 나온 인구소멸 망국론의 총집합이다.


하지만 인구 변화만으로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섣부른 일이다. 인구 변화 추이는 복잡한 통계적 방법론으로 예측할 수 있지만, 그에 따른 사회 변화는 별개다. 시간이 지나도 인구의 구성, 외부 기술 수준, 환경 상황 등 모든 변수가 변치 않아야 미래에 대한 예측이 들어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기계와 기술로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란 예측이 무수히 틀린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당장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은 올해 1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했다. 인구는 줄고 있을지언정 경제는 어떻게든 나아가고 있다는 게 온갖 수치로 드러난다.


작가가 강력히 주장하면서 제시하는 수치와 통계들도 고개를 갸웃거리게 한다. 국내 서비스업의 한계로 자영업 위주의 영세함이 문제라고 꼽는다. 그러면서 제시하는 자영업률 통계는 2018년 수치다. 대대적으로 사회상이 바뀐 코로나19가 번지기 2년 전 통계다. 빈곤층 중 자영업자가 절반이 넘는다며 제시한 근거는 무려 10년도 더 된 2013년 수치다. 서비스업 과잉경쟁을 논할 때는 2008년 연구 결과를 근거로 내민다. 오래된 통계임을 후술하면서 지금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하지만 설득력이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중산층이 배타적 성격을 띤다고 결론지으면서도 논증은 없다. 대기업에 다니고, 서울에 사는 자신들이 가진 유·무형 자산의 가치를 잘 알기 때문이라는 설명으로 퉁친다. 이것만으로 특정 계층의 성향을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가진 것을 내놓기 아까워하는 것은 인간의 보편적인 심리다.


자살률을 다루면서도 성급하다. 청년들이 해외로 취직할 수 있는 길이 제한적이라 암울한 한국 사회에서 탈출구가 좁고, 그 결과 자살을 선택한다고 주장한다. 심지어 ‘자살 대국’이라고까지 표현한다. 인간이 가장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이유를 이렇게 단언할 수 있을까. 단순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자살률 1위 통계만으로 이런 진단을 내릴 수 있을까. 사회과학 도서라면, 표지에도 파국과 소멸의 사회 경제‘학’이라고 내걸었다면, 보다 자신의 주장을 치밀하게 펼쳐나가야 한다.


다만 국민연금의 고갈론의 실체를 파헤치거나, 한국 증시의 문제점을 지적할 때는 정밀함이 드러난다. 금융 분야에서 일했던 체험에서 자연스레 쌓인 통찰로 보인다. 작가는 나아가 우리 사회가 소멸로 나아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의 재정 확대를 주장한다. 재정건전성을 운운하는 것은 변명을 위한 변명이라고 일갈한다. 재정건전성에 목매서 당장 필요한 곳에 지출하지 않으면 미래는 오로지 ‘재정건전성’ 밖에 남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재정 확대와 함께 국민들이 코인같은 곳에 허투루 투자하는 돈을 국채시장으로 끌어들이자고 제안한다. 정부가 세수가 아닌 방식으로도 재원을 확보할 수 있고, 국민들도 안정적인 투자처를 찾게 된다는 이유다. 이를 통해 증세까지 논할 수 있는 사회로 발전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자살하는 대한민국 | 김현성 지음 | 사이드웨이 | 344쪽 | 1만9000원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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