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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경영]스타링크의 수상한 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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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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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핵심 제품 ‘스타링크(Starlink)’가 지난달 말 처음으로 흑자를 선언했다. 2019년 5월 처음으로 스타링크 위성이 발사된 지 4년6개월 만의 첫 흑자였다. 창립 이후 11년째 적자에 시달리는 스페이스X도 곧 흑자로 돌아설 것이란 기대감까지 나왔다.


그러나 이 흑자는 마냥 축하할 일만은 아니게 됐다. 이달 초부터 미국 하원 감독위원회가 스타링크의 매출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AP통신에 따르면 미 하원에서는 스타링크가 제3국을 통해 러시아로 대량 수출된 정황이 포착됐고, 실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러시아군이 스타링크 시스템을 대거 활용하고 있다는 보고가 들어왔다며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스페이스X가 아예 러시아와 비밀리에 공급계약을 맺고 제재를 피해 스타링크를 우회 수출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스페이스X는 물론 머스크 CEO도 곤혹스러운 상황에 놓였다. 최근 유명 쿠키 브랜드인 오레오를 생산하는 몬덜리즈가 러시아서 과자 수출을 확대했다는 이유로 엄청난 비난을 받은 만큼 스타링크의 우회 수출 의혹은 스페이스X 이미지에 치명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의혹이 제기될 정도로 우크라이나 전쟁터에서 스타링크는 전장의 필수품이 됐다. 우크라이나 전선 지역들은 2년 넘게 도심과 군 주둔 지역 전역에 폭격이 가해져 주요 통신시설망이 완전히 파괴된 지역들이라 스타링크 없이는 기본 통신이 불가능하게 됐다. 스타링크는 통신뿐만 아니라 미사일과 포탄의 궤도설정에 필수적인 GPS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통신망이 미비한 건 우크라이나군과 대치 중인 러시아군도 마찬가지라 러시아군도 올해부터 스타링크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커졌다. 이로 인해 러시아군과 대치 중인 최전선에 배치된 우크라이나군은 스타링크의 인터넷 속도가 현저히 떨어지고 있다고 불만을 표시하기 시작했다. 우크라이나의 한 드론 운용부대 사령관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작년 말까지는 통신속도가 훨씬 빨랐는데 지난 1월부터 속도가 반 이하로 줄어들었다"며 "러시아인들이 제3국을 통해 수입한 스타링크를 쓰기 시작한 문제"라고 밝혔다.

러시아군은 제3국을 통한 스타링크 단말기의 우회 수입은 물론 우크라이나 점령지에서 약탈하거나 주민들로부터 매입한 단말기까지 수천 기를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키릴로 부다노우 우크라이나 국방정보국(HUR)장은 "러시아 정부가 민간 기업을 이용해 옛 소련 인접 국가나 우크라이나 점령지 등에서 중개인을 모집하고, 이들이 스타링크 단말기를 구매한 뒤 러시아군에 넘기고 있다"며 러시아가 대러 제재의 구멍을 교묘히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 당국도 러시아의 스타링크 이용을 제한할 방안을 검토한다고 나서면서 어떤 방식의 제재가 시작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그동안 국경 적용이 없던 우주공간과 인공위성도 앞으로는 영토나 영공, 영해처럼 경계가 그어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러시아와 중국에서는 이미 적국의 위성통신망을 교란시키기 위한 위성요격 무기까지 개발 중이라 이를 방어하기 위한 요새 성격의 우주정거장도 개발될 가능성이 높다. 그야말로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보던 스타워즈가 곧 본격적으로 시작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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