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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0년 출생한 키 165㎝ 남성…'청도 미라' 주인공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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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경북 청도에서 미라 발견해 분석
국립대구박물관, 관련 내용 담긴 보고서 펴내
“당시 환경 이해하는 데 큰 도움 될 것”

2014년 발견된 미라의 주인공이 382년 전 사망한 남성인 것으로 파악됐다. 또 그가 먹었던 음식 등 생애를 추정할 수 있는 단서가 여럿 확인돼 눈길을 끈다.


이 같은 내용은 국립대구박물관이 10일 펴낸 ‘경상북도 청도군 고성이씨 이징 묘 출토 복식’ 연구 보고서에 실렸다.

2014년 경상북도 청도군에서 발견된 미라 [이미지 출처=국립대구박물관 제공]

2014년 경상북도 청도군에서 발견된 미라 [이미지 출처=국립대구박물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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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무덤은 관을 보호하기 위해 석회층을 만들어 안치하는 회곽묘(灰槨墓)로, 2014년 10월 경북 청도군에서 고성이씨 문중의 한 무덤을 옮기는 과정에서 발견됐다. 무덤의 주인은 고성이씨 도사공의 후손인 이징(1580∼1642)이라는 인물로 파악됐다.


관 속에는 누비저고리에 도포, 적삼, 한삼, 버선 등을 갖추고 여러 옷감으로 꽁꽁 싸맨 시신이 있었다. 유해는 발견 직후 바로 밀봉돼 서울대 의과대학으로 이송됐고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 디옥시리보핵산(DNA) 분석, 안정성 동위원소 분석 등을 거쳤다.


이후 피장자가 입고 있었던 의복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가로 43㎝, 세로 36㎝ 크기에 총 4행에 걸쳐 글자가 적혀 있는 묵서가 나왔다. 정대영 학예연구사는 이를 보존 처리해 분석했고, “조선국 경상좌도 청도군 북쪽의 수야리에 거주하는 경진년(1580년)생 이징은 임오년(1642년) 11월 초6일 임신 일에 사망했다”고 해석했다.

미라가 들어 있던 회관묘 [이미지 출처=국립대구박물관 제공]

미라가 들어 있던 회관묘 [이미지 출처=국립대구박물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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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라 상태에서 이징의 신장은 165.1㎝로 확인됐다. 이는 15∼19세기 조선 시대 남성의 평균 신장인 161.1±5.6㎝를 웃도는 것이다. 경희대 한국고대사고고학연구소 홍종하 교수는 보고서에 실은 논고에서 “생명 활동이 멈춘 인체가 미라로 변하면 피부와 근육 등이 수축하면서 키가 줄어든다”면서 “생존 당시의 신장은 더 클 가능성이 높고, 영양 상태도 양호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조선 시대 사람 중 절반 이상이 감염되어 있었던 토양매개성 기생충과 더불어 폐흡충과 간흡충 등 총 4종의 기생충에 감염됐다는 사실도 파악됐다. CT 검사 결과 간으로 추정되는 부위에서 가로 22.75㎜, 세로 23.06㎜ 크기의 종괴가 발견됐는데, 이는 폐흡충이 간에 침입해 발육한 것으로, 피장자가 이소폐흡충증을 앓았다는 게 연구진의 추정이다. 홍 교수는 “이런 점은 피장자가 생전에 농작물 외에도 민물고기가 가재 등 민물 갑각류를 날 것으로 섭취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보고서에는 무덤에서 출토된 유물 117점을 보존 처리 및 분석한 결과도 담겼다. 사람이 죽었을 때 피장자에게 입히는 습의(襲衣), 피장자를 감싸는 소렴의(小殮衣)와 대렴의(大殮衣), 피장자가 움직이지 않도록 관 내부를 채워주는 보공의(補空衣) 등이 그것이다.


피장자에 대한 정보가 적힌 묵서 [이미지 출처=국립대구박물관 제공]

피장자에 대한 정보가 적힌 묵서 [이미지 출처=국립대구박물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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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수’(水) 자가 반복적으로 적힌 종이 뭉치, 각기 다른 방향으로 겹친 채 발견된 버선 3켤레, 피장자의 손·발톱과 치아 등을 담은 주머니 등 당시 염습에 사용된 의복 종류와 착장 순서, 장례용품 등에 대한 설명도 포함됐다.


박물관은 “16세기 말에서 17세기 초에 이르는 조선 시대 남성 복식 연구를 위한 자료 확보뿐 아니라, 당시의 사회문화적 환경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해당 보고서는 박물관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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