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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그룹 '캐스팅보트' 쥔 국민연금‥과거 경영권분쟁 참전 사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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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OCI 통합 찬반,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에 시장 주목
과거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경영진 존중하지만, 사법리스크에는 엄격

국내 기업사에서 보기 드문 '이종 결합'으로 관심을 끈 신약 개발 전문 한미약품그룹과 소재·에너지 전문 OCI그룹의 통합 성사 여부에 국민연금이 캐스팅보트를 쥐게 됐다. 한미·OCI 통합 찬반을 둘러싸고 오너 일가가 경영권 분쟁 중인 가운데 개인 최대주주가 한미 장·차남 측 손을 들어주면서, 한미사이언스 지분 7.66%를 쥔 국민연금의 표심이 최대 변수다. 국민연금은 과거 경영권 분쟁에서 적극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한 사례가 있지만, 사법 리스크를 가진 비윤리적 경영자가 아닌 경우에는 현 경영진 체제로 표심이 향한 경우가 많았다.

한미그룹 '캐스팅보트' 쥔 국민연금‥과거 경영권분쟁 참전 사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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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주요 경영권 분쟁서 의결권 행사 내력보니

국민연금은 2020년 조원태 회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경영권 다툼에서 조원태 회장 측의 손을 들었다. 국민연금 보유지분은 2.9%였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항공업계가 전반적으로 침체한 상황에서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의 의결권 행사 방향은 현 경영진 유지 쪽으로 기울어졌다.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등 조현아 측 '3자 연합'은 에어버스 리베이트 등 의혹을 제기했으나 입증에 이르지 못하면서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국민연금은 이후 조원태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 건에는 연이어 반대표를 던지면서 조 회장의 한진그룹 체제는 인정하지만, 핵심 계열사의 조 회장 체제는 계속해서 반대하는 의사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앤컴퍼니 장남과 차남 간 경영권 분쟁에서는 장남인 조현식 고문 쪽 손을 들어줬다. 국민연금은 2021년 3월 주총에서 조현범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을 반대했다. 또 양측이 내세운 감사위원 선임 안건에서도 조현식 고문이 추천한 이한상 교수의 선임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조현범 회장이 특정 하청 업체로부터 납품받는 대가를 얻는 등 혐의로 유죄가 인정되면서다.

국민연금은 주로 경영권 분쟁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기보다는 현재 경영진을 인정하거나 경영권 분쟁 시 주가 상승을 수익실현의 기회로 삼는 데 주력해 왔다. 다만 사법리스크를 가진 경영자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 등에 대해선 '반대' 의견을 낸 경우가 많았다. 국민연금은 ㈜ 효성 , 효성티앤씨 주주총회에 앞서 조현준 회장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 대해 반대 의견을 냈다. 조 회장이 과거 기업가치를 훼손한 이력이 있다는 이유다. 조 회장은 개인회사 부당 지원 등의 이유로 벌금형 등을 선고받은 바 있다.


경영권 분쟁을 틈타 차익실현을 한 경우도 있다. 국민연금은 과거 한진칼 경영권 분쟁 당시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지만 차익실현을 제때 하지 못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이에 지난해 에스엠 경영권을 놓고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로부터 주식을 매입한 하이브 카카오 가 경영권 분쟁을 벌일 당시 주가가 사상 최고 수준을 이어가자 국민연금은 보유지분 절반 이상을 매각하며 1000억원 이상의 수익을 실현하기도 했다. 국민연금은 MBK파트너스의 한국앤컴퍼니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인 공개매수에도 위탁운용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응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 의결권 자문사 서스틴베스트 "모녀 측 선임안 찬성"

국민연금은 한미그룹 경영권 분쟁으로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주가가 치솟았지만, 지분을 매각하지는 않았다. 국민연금의 한미사이언스 지분 보유 목적은 '단순투자'다. 단순투자는 경영권에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으면서 주주총회에서 제시한 안건에 대해서만 의결권을 행사하는 소극적 참여 형태다. 한미사이언스 의결권 행사와 관련한 안건은 아직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로 올라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엔 기금운용본부에서 직접 행사한다.


국민연금은 의결권 행사의 전문성·객관성 강화를 위해 복수의 의안 분석 자문기관을 선정해 활용하고 있다. 국민연금 자문사인 서스틴베스트는 한미사이언스 이사진 후보 주총 안건에 모두 찬성하고, 임종윤 측 주주 제안에는 '이사회 교착이 우려된다'며 반대의견을 권고했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글래스루이스도 한미 측 후보 6명 전원 찬성, 형제 측 5명에 대해 반대 의견을 냈다. 다른 글로벌 자문사 ISS는 회사 측 후보 중 3명에 찬성, 형제 측 후보 중 2명에 찬성하며 중립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반면 국내 자문사인 한국ESG기준원(KCGS)은 주주제안 측 선임안 5명 중 4명 찬성, 회사 측 6명 선임안엔 반대가 아닌 '불행사'를 권고했다.

한미사이언스의 제51회 주주총회는 오는 28일 오전 9시 경기도 화성시 라비돌호텔에서 개최된다. 한미사이언스 주총에서는 이사·감사위원 선임과 관련해 표 대결이 이뤄진다. 모녀 측은 사내이사로 임주현, 이우현(OCI 홀딩스 회장)을 제안했다. 형제 측은 주주제안을 통해 사내이사에 임종윤, 임종훈을 추천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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