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초 재배 위해 조명 등 각종 설비까지
동종 전과로 집행유예 도중 또 범행
주거지에서 직접 대마초를 재배해 흡연한 20대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이 남성은 대마초를 김치찌개 등 요리에 넣어 먹기도 했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모(29)씨는 지난해 1월 대마초 종자를 구매했다. 올해 5월까지 주거지에서 다섯 주를 직접 재배하며 열 차례에 걸쳐 대마를 흡연했다.
박씨는 이렇게 재배한 대마초를 열한 차례 김치찌개, 카레, 파스타, 김밥 등에 넣어 직접 섭취하기도 했다. 대마초 재배를 위해 자택에 텐트와 조명 시설, 선풍기, 변압기, 수소이온농도(pH) 측정기 등 설비까지 구비했다.
박씨는 마약류관리법 위반 전과로 집행유예 기간 동종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2018년 3월부터 이듬해 8월까지 마흔다섯 차례 대마 121.3g을 매수하고 한 차례 흡연한 혐의로 지난해 8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배성중 부장판사)는 마약류관리법 위반(대마) 혐의로 기소된 박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하고 약물중독 재활교육 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대마를 흡연했을 뿐만 아니라 요리에 대마를 첨가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대마를 섭취했다”며 “거주지에 각종 설비를 갖추고 대마를 직접 재배하기까지 했다는 점에서 죄책이 상당히 무겁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마약류관리법에 따르면 ▲대마를 제조하거나 매매·매매의 알선을 한 자 또는 그럴 목적으로 소지ㆍ소유한 자 ▲미성년자에게 대마를 수수·제공하거나 대마 또는 대마초 종자의 껍질을 흡연 또는 섭취하게 한 자 ▲대마의 수출·매매 또는 제조할 목적으로 대마초를 재배한 자는 1년 이상 유기징역에 처한다.
대마 소지, 섭취, 장소를 제공한 경우, 섭취하거나 매매를 알선한 자 등은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 벌금형에 처한다. 해외에서 합법적으로 판매되는 대마 관련 제품일지라도 이를 국내에 반입할 경우 처벌받을 수 있다.
한편 태국에서는 지난해 아시아 최초로 대마초 사용 및 재배가 합법화됐다. 공식적으로는 의료용만 사용할 수 있지만, 대마가 들어간 제품을 판매해도 법적 제재를 받지 않는다. 이에 현지에서는 대마초가 들어간 아이스크림, 카레까지 판매되고 있다. 한국인이 대마 성분이 든 음식을 실수로 섭취하더라도 처벌받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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