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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테크나우]前 테슬라임원도 뛰어든 '나트륨이온배터리' 게임체인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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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생에너지 잠재력 풀 열쇠"
저렴한 원재료·안전성 장점
낮은 에너지밀도는 걸림돌

中배터리사 17곳 개발공세
합작통한 전기차 개발 상용화 박차

인도, 전기차 비중 30% 확대
리튬 중국 의존 줄일 대안 육성

한국 기술확보 R&D 내년부터 추진

편집자주C테크는 기후(Climate), 청정(Clean), 탄소(Carbon)와 관련한 에너지 기술을 의미합니다. C테크나우는 최신 C테크 트렌드와 현장 소식을 전합니다.
[C테크나우]前 테슬라임원도 뛰어든 '나트륨이온배터리' 게임체인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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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4일(현지시간) 창업 투자사 TDK벤처스와 이클립스벤처스는 미국 스타트업 피크에너지(Peak Energy)에 1000만달러(약 134억원)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피크에너지는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와 스웨덴 배터리 기업 노스볼트 고위 임원이었던 랜던 모스버그(Landon Mossburg)가 창업한 회사로 나트륨이온(Sodium-ion)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다.


모스버그는 언론인터뷰에서 "나트륨이온배터리는 신재생에너지의 잠재력을 푸는 열쇠이며, 전력망을 탄소로부터 완전히 벗어나게 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사에 투자한 TDK벤처스는 일본 TDK의 자회사로 애플 제품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ATL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전직 테슬라 부사장이면서 현재 이클립스벤처스의 파트너인 그렉 라이쇼(Greg Reichow)도 피크에너지의 비상임 이사로 활동하게 된다.

나트륨이온배터리는 현재 이차전지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소재인 리튬 대신 나트륨 금속을 양극재의 소재로 사용하는 배터리다. 나트륨의 영미식 표현인 소듐을 따라 영어권에서는 소듐이온배터리라고 한다. 지난 4월 세계 최대 배터리 기업인 CATL과 중국 체리자동차가 올해 하반기 나트륨이온배터리 전기차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발표하면서 나트륨이온배터리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고 있다.

나트륨이온배터리에 진심인 中

나트륨이온배터리의 가장 큰 장점은 저렴하다는 것이다. 나트륨(원자번호 11번)은 리튬(3번)과 함께 주기율표상 1족 원소로 화학적 성질이 유사하다. 그러면서도 매장량은 리튬의 423배에 달할 정도로 풍부하다. 바닷물과 지각에 다량 함유돼 있어 쉽게 추출할 수 있다. 2023년 6월기준 미터톤당 탄산나트륨의 가격은 290달러로, 탄산리튬(99.5% 기준 3만5000달러)의 약 20분의 1이다.


이같은 이점으로 인해 배터리 및 전기차 가격을 크게 낮출 수 있다. CATL은 배터리 비용을 킬로와트시(kWh)당 77달러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나트륨이온배터리는 리튬이온배터리보다 안전해 화재 위험성이 적다는 점도 장점이다.


반면 리튬이온배터리보다 에너지밀도가 낮아 고성능이 필요한 전기차에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3년 전기차 전망 보고서’에 서 나트륨이온배터리의 에너지밀도를 75~160Wh/kg으로 분석했다. 이는 리튬이온배터리(120~260Wh/kg)보다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중국 배터리 기업들이 잇달아 나트륨이온배터리 상용화 계획을 밝히며 새로운 시장이 열릴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리튬이온배터리보다 저렴하면서도 안정성이 뛰어난 나트륨이온배터리가 제대로 상용화된다면 이차전지 시장에도 적지 않은 파급력을 몰고 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저가용 배터리'로만 치부하던 중국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시장이 크게 확대되자 뒤늦게 대응에 나선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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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CATL이 처음 공개한 나트륨이온배터리의 에너지밀도는 160Wh/Kg다. CATL은 200 Wh/kg의 에너지 밀도를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 이는 국내 업체들이 주력하고 있는 NCM(니켈?코발트?망간) 등 삼원계 배터리보다는 낮지만 LFP 배터리와 유사한 수준이다. CATL은 리튬이온배터리로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고 존 구디너프 교수를 기술 자문으로 초빙해 나트륨이온 배터리를 연구해 기술력을 쌓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CATL에 이어 지난 6월에는 중국 최대 전기차 업체인 BYD(비야디)가 중소자동차 업체인 훼이하이(Huaihai)와 합작법인을 만들어 장쑤성 쑤저우에 나트륨이온배터리 생산 허브를 구축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에 앞서 올해 2월에는 중국 JAC모터스가 세계 최초로 나트륨이온배터리 자동차인 화시엔지(Hua Xianzi)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 자동차는 하이나(HiNa)베터리가 개발한 25kWh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했다. 1회 충전시 최대 250km를 주행할 수 있다. 중량당 에너지밀도는 140Wh/kg다. JAC모터스에 배터리를 공급한 하이나테크놀로지는 중국 과학원물리연구소가 2017년 설립한 곳이다.


중국 정부도 나트륨이온배터리 육성에 나섰다. 중국 당국은 지난 7월 나트륨이온배터리 산업 연구 보고 발표회를 통해 17개 나트륨이온배터리 기업이 평가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인도, 나트륨이온배터리로 전기차 육성

나트륨이온배터리에 관심이 있는 국가는 비단 중국뿐만이 아니다. 세계 최대 인구 보유국인 인도는 리튬이온배터리보다 저렴한 나트륨이온배터리를 대안중 하나로 검토하고 있다.


중국보다 기술 개발이 늦은 인도는 선진 기술을 적극 수용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인도 최대 그룹인 릴라이언스의 에너지 부문 자회사인 릴라이언스뉴에너지솔라는 지난 1월 영국의 나트륨이온배터리 기업인 파라디온(Faradion)의 지분 100%를 1억파운드를 주고 인수했다. 2011년 설립된 파라디온은 이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한 곳으로 알려졌다.


릴라이언스는 서인도 자마가르 지방에 건립하고 있는 기가팩토리에 파라디온의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릴라이언스 측은 "신재생에너지와 급속히 커지는 전기차에 필요한 에너지 저장 기술을 확보하는데 나트륨이온배터리를 활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도 정부는 2030년까지 전기차 비중을 30%까지 확대한다는 목표 아래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이밖에 태양열발전, 풍력 발전 등의 건립으로 에너지를 저장할 배터리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문제는 리튬이온배터리의 핵심 광물인 리튬 공급망의 약 80%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인도는 국제 관계에서 중국과 대립하고 있다. 국가 안보 차원에서 리튬이온배터리에만 의존하기엔 위험이 크다. 인도의 소득 수준(2022년 기준 1인당 국민총소득 2380달러)을 고려하더라도 리튬이온배터리보다는 나트륨이온배터리 전기차가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


현지 인크레드(InCred) 증권은 지난 9월 보고서에서 "나트륨이온배터리는 리튬이온배터리와 연관된 지정학 및 공급망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국내 생산이 가능한 물질이기 때문에 '메이크 인 인디아', '메이크 포 인디아'의 살아있는 사례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메이크 인 인디아'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제조업 육성 정책을 강조하며 내놓은 말이다.


나트륨이온배터리는 특히 인도 서민들의 주요 교통수단인 삼륜차의 전동화에 중요한 수단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인크레드증권은 "나트륨이온배터리는 장거리 운전이 필요없는 작은 소형 전기차에서 틈새 시장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망설이는 한국, R&D는 내년부터 시작

한국의 배터리 3사는 나트륨이온배터리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지 않고 있다. 나트륨이온배터리가 틈새시장이라는 점, 시장 전망이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점에서 투자를 망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인 패스트마켓은 나트륨이온배터리의 시장점유율이 2033년에 9%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부에서는 연구개발(R&D) 지원을 시작했다. 내년부터 2028년까지 나트륨이온배터리 전지 개발에 282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정두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 이차전지PD는 “나트륨이온전지는 불확실성이 있지만 기술 확보 차원에서 필요하다고 인정돼 새로 R&D를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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