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된 ESG"…학계 주목한 교보생명 '이해관계자 경영'

한국이해관계자경영학화·보험연구원 정기세미나

'모든 이해관계자의 공동 발전 추구'라는 교보생명의 지속가능경영 철학이 학계에서 모범 사례로 꼽혔다.

한국이해관계자경영학회와 보험연구원은 지난 20일 서울 소공동 플라자호텔에서 ‘아시아 금융기관의 지배구조 특성과 성공사례’를 주제로 정기세미나를 개최하고 이같은 지점을 조명했다.

이날 발표자로 나선 박준형 광운대 교수는 “1958년부터 지금까지 이어지는 교보생명의 이해관계자 경영에는 진정성이 녹아있다"라며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은 특히 내부 이해관계자에 대해 인본주의 경영으로 ‘사람의, 사람에 의한, 사람을 위한’의 경영철학으로 기업을 이끌어 왔다"라고 강조했다.

교보생명은 대산 신용호 교보생명 창립자가 세운 ‘민족자본형성’과 ‘국민교육진흥’이라는 창립이념을 지키며 사람 중심 경영 철학을 지켜왔다. 회사의 정관 서문에 명시한 데 이어 업계 최초 윤리헌장 선포, 지속가능경영체계 및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정책을 수립하는 등 구체적인 움직임을 펼쳐왔다는 평가다. 최근 강조되는 ESG 경영을 일찌감치 펼친 셈이다.

신용평가사들도 이같은 지점을 이미 평가에 반영했다. 세계 3대 신용평가사인 피치는 2013년 업계 최초로 ‘A+(안정적)’ 신용등급을 11년 연속 부여했다. 무디스도 9년째 ‘A1’ 신용등급을 판정했다.

박 교수는 교보생명이 이해관계자 경영을 내부적으로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규모가 커지고, 어느 정도 안정궤도에 있는 대기업의 경우 표방하는 가치와 실제 구현하는 가치 사이에 차이가 벌어지면서 이것이 임직원들의 조직 냉소주의로 이어질 수 있다"며 "외부 이해관계자들을 대우하는 것과 동일한 배려와 윤리적인 방식으로 내부 이해관계자인 임직원들을 대우함으로써 진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싱가포르 1위 은행인 싱가포르개발은행(DBS)도 교보생명과 함께 지속가능 경영의 우수 사례로 꼽혔다. 노태우 한양대 교수는 "싱가포르 국가발전이라는 목적을 갖고 탄생한 DBS는 최근 사회적 책임과 지속가능한 경영에도 큰 관심을 갖고 환경 보호, 사회문제 해결, 지역사회 지원 등을 통해 새로운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고 있다"며 "DBS의 목적중심경영은 이해관계자 경영방식 중 하나의 좋은 예시로 해석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진 패널토론에서는 이해관계자 경영의 중요성과 국내 기업들의 적극적인 도입 필요성이 제기됐다. 또한 이를 위한 제도적 뒷받침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승준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업활동의 결과를 어떻게 시장과 이해관계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알릴지에 대한 공시범위 기준과 주기 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기업활동, 금융상품에 대한 이해관계자 경영 관점에서 공정하고 투명한 평가를 위한 평가제도가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공=한국이해관계자경영학회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