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으나 넓은
바다의 품에 안기여
오고 가는
검은 구름 속으로
숨어 흐르는 쪽달 쳐다보며
이 저녁 내 배는
동쪽으로 동쪽으로
기우뚱기우뚱 떠나가누나
밤 바람은 물 위에
검은 빛 주름살을 지우고
가뜩이나 으슥한데
물새 울어 더욱 서럽고나
사나운 물결의 아우성과 함께-
아… 이 저녁
나는 고래처럼
물 속에 잠기고 싶고나
겨레의 눈물 모두 다 거둬가지고
끝 모를 이 바다 밑으로
뉘우침없이 가라앉고 싶구나…
-윤곤강, <밤 바다에서-八尾島 바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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