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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도이체방크, SVB·CS 다음 차례?…전 세계 덮친 뱅크데믹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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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이체방크, 24일 주가 장중 15% 급락
재무 건전성에도 휴지조각 된 AT1 비중 ↑
디지털화로 공포 급속 확산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에서 시작돼 크레디트스위스(CS)를 무너뜨린 글로벌 은행 위기 공포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은행 위기가 지난 주말에는 독일 최대 투자은행(IB)인 도이체방크로 옮겨붙으며 이 회사 주가가 급락했다. 은행 부실에 대한 공포가 코로나19 팬데믹처럼 빠른 속도로 전세계 곳곳을 강타하는 '뱅크데믹(은행과 팬데믹의 합성어)'이 번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보도했다.


▲프랑크푸르트 도이체방크 건물 본사(사진=AP연합뉴스)

▲프랑크푸르트 도이체방크 건물 본사(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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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에서 도이체방크는 장중 한때 전날 종가 대비 14.8% 폭락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한 2020년 3월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도이체방크는 SVB 파산 이후 2주 만에 거의 30% 폭락해 시가총액이 70억 유로(약 9조8000억원) 증발했다. 현재 도이체방크 시총은 165억 유로(약 23조원)에 그친다.


부도 위험을 뜻하는 도이체방크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치솟으면서 주가를 끌어내렸다. 도이체방크 5년물 은행채에 대한 CDS 프리미엄은 22일 1.34%포인트에서 24일 2.2%포인트까지 올랐다. CDS 프리미엄이 높다는 건 해당 채권의 부도 위험이 높다는 뜻이다.


도이체방크 위기설을 점화한 건 신종자본증권(AT1)이다. CS가 UBS에 인수되면서 스위스 금융당국이 전부 상각 처리한 AT1이 휴지조각이 되자 다른 은행 채권에 대한 손실 우려도 커졌다. 도이체방크 AT1 거래가는 이달초 95센트에서 현재 70센트 수준까지 하락했다. AT1 발행량이 상대적으로 많고, 구조조정 위기를 겪은 도이체방크에 대한 불신이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이 CS에 이어 다음 타깃으로 도이체방크를 지목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도이체방크가 CS 수순을 밟을 가능성은 작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도이체방크 총자산은 1조3370억 유로(약 1870조원)로 이번에 무너진 SVB의 7배, CS의 2.5배에 달한다. 그간 구조조정 위기를 거쳤지만 2019년 이후에는 재무 건전성이 강한 은행으로 꼽혀 왔다. 미국 상업용 부동산 대출과 투자 비중이 높다는 분석도 있지만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펀드정보업체 모닝스타의 니클라스 카머 애널리스트는 "도이체방크를 문제아로 만들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며 "시장은 누가 다음 차례가 될 지 지켜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를 주도하는 건 (합리적 판단이 아닌) 두려움"이라고 짚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도 24일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의를 마치고 도이체방크 위기설 진화에 나섰다. 그는 "도이체방크는 아주 이익을 잘 내는 은행으로 미래에 대해 우려할 필요가 없다"며 "철저한 조직 개선을 했고 사업 모델을 현대화해 아주 수익성이 좋은 은행"이라고 설명했다.


재무 건전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도이체방크까지 위기설에 휩싸인 건 은행 위기에 대한 투자자들의 공포가 그만큼 크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여기에 디지털화가 가속화되면서 공포가 더 빠른 속도로, 강하게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모바일 뱅킹을 통한 초고속 뱅크런이 SVB를 무너뜨린 것처럼 은행 위기 공포도 급속도로 확산될 수 있다는 것이다.


WSJ는 "은행에 대한 글로벌 시장의 우려가 전염병처럼 확산되고 있다"며 "온라인 뱅킹과 SNS 시대에 투자자들의 불안감과 갑작스러운 신뢰 변화가 은행을 얼마나 취약하게 만드는지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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