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시작!DTx시대]①드디어 '1호'…'의료 혁명'될 수 있을까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에임메드 '솜즈', 첫 식약처 승인
환자 편의성은 높이고 개발 부담은 낮춰
2025년 11조원 시장 형성 기대

규제 당국의 적극적 지원이 배경
"한국이 세계 DTx 규제 이끌고 있어"

[이미지출처=게티이미지]

[이미지출처=게티이미지]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이춘희 기자] 국내 '1호 디지털치료기기(DTx, 디지털치료제)'가 드디어 나왔다. 주인공은 디지털 헬스기업 에임메드가 개발한 불면증 인지치료 소프트웨어 '솜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당국의 적극적인 제도 개혁을 통한 지원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이번 승인이 새로운 의료 시스템의 도입을 촉발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오유경 식약처장은 15일 "오늘 우리나라 제조 업체가 불면증 증상 개선을 목적으로 개발한 DTx 솜즈의 품목허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솜즈는 불면증 환자를 치료하는 '불면증 인지행동치료(CBT)'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으로 구현한 소프트웨어 의료기기(SaMD)다.

앱에서 제공하는 수면 습관 교육, 실시간 피드백, 행동 중재 등을 6~9주간 수행해 수면의 효율을 높여 환자의 불면증을 개선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환자가 매일 수면 일기를 작성하면 이를 토대로 고정적 수면 스케줄을 지킬 수 있도록 돕고, 낮잠은 최대한 자지 않도록 조언하는 방식으로 생활 습관을 교정해나가는 방식으로 불면증 증상 개선을 이끌어낸다. 오 처장은 "국내 임상 시험 결과를 꼼꼼히 검토했다"며 "제품 사용 전에 비해 사용 후 불면증 증상이 유의미하게 개선됨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DTx는 식약처의 정의에 따르면 "의학적 장애나 질병을 예방, 관리, 치료하기 위해 환자에게 근거 기반의 치료적 개입을 제공하는 SaMD"다. 별도의 특수한 기기 없이 스마트폰, 태블릿 등 범용 기기에 설치돼 사용할 수 있고, 실제 질병 분류에 규정된 질병을 치료 외에도 예방, 관리하기 위한 목적으로 쓰이며 임상을 통해 작용 기전의 근거를 마련한 의료기기인 셈이다.


DTx는 언제 어디서든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등 환자의 편의성을 크게 높일 수 있고, 개발적 측면에서도 일반 신약보다 빠르게 개발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최근 각광받고 있다. 신재용 연세대 예방의학교실 교수(에버트라이 대표)는 "대면 심리상담이 주당 10만원으로 100의 효과를 보고, DTx가 주당 1만원으로 30의 효과를 본다면 기존 치료가 효과면에서는 물론 우월하다"며 "하지만 DTx는 24시간 전문화된 치료를 받을 수 있고 비용 대비 효과성은 더 뛰어나다"는 점을 강조했다.

시공간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만큼 의료진과 기존 제약사 입장에서도 DTx가 새로운 혁신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DTx 업체에 투자한 한 제약사 관계자는 "기존 치료제와 DTx를 결합해 처방한다면 약효는 물론 부작용 여부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존 치료법의 한계를 넘어선 새로운 영역을 개척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작!DTx시대]①드디어 '1호'…'의료 혁명'될 수 있을까 원본보기 아이콘

이 같은 점 덕분에 DTx시장은 최근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타티스타는 세계 DTx 시장 규모가 2016년 16억7000만달러에서 2025년 89억4000만 달러(약 11조원)로 연평균 20.5% 성장할 것으로 봤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국내 시장 또한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가면서 2019년 1247억원에서 2025년 5288억원까지 시장 규모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1호 DTx가 탄생한만큼 이러한 흐름에도 한층 더 불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좋은 승인'의 배경에는 '좋은 규제' 있어

이번 승인은 2017년 9월 미국 식품의약국(FDA)가 페어 테라퓨틱스의 약물중독 치료 DTx '리셋(reSET)'을 처음으로 허가한 지 5년여만, 2019년 국내에서 DTx 승인을 위한 확증임상이 본격화한 지 4년여만에 나온 성과다. 에임메드로서도 2021년 9월 처음으로 임상을 개시한 지 1년반 만에 품목허가를 받는 데 성공했다.


시작은 다소 늦었지만 개발이 빠르게 속도를 낼 수 있었던 데는 에임메드의 개발 노력과 함께 당국의 공이 컸다는 평가다. 정부의 적극적 지원 속에 세계 최고 수준으로 자리잡은 DTx 규제를 통해 빠른 허가가 가능했던 것이다. 메건 코더(Megan Coder) 세계DTx연합(DTA) 정책부사장은 "한국 식약처가 전 세게에서 DTx 관련 가이드라인을 처음 만들었다"며 "많은 나라들이 이를 참조하는 등 세계 DTx 규제를 한국이 리더로서 이끄는 상황"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이 같은 평가의 배경에는 식약처가 세계 최초로 내놓은 'DTx 허가·심사 가이드라인'이 있다. 식약처는 2020년 8월 DTx에 대한 정의·판단 기준·판단 사례, 허가 시 제출하는 기술문서의 작성법과 제출자료 범위 등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기존의 SaMD 규제에 끼워맞추는 식으로 허가를 진행하는 다른 나라와 달리 세계 최초로 만들어진 정부 차원의 DTx 전용 허가 가이드라인이다. 이후에도 불면증, 알코올·니코틴 사용장애, 공황장애, 우울장애 등 5개 적응증에 대한 'DTx 안전성·성능평가 및 임상시험계획서 작성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등 맞춤형 규제를 이어가고 있다. 식약처는 이에 그치지 않고 올해 중으로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섭식장애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개발하고 2027년까지 8종 적응증의 가이드라인을 추가한다는 구상을 내놨다.


에임메드의 만성 불면증 개선 DTx '솜즈' [사진제공=에임메드]

에임메드의 만성 불면증 개선 DTx '솜즈' [사진제공=에임메드]

원본보기 아이콘

임진환 에임메드 대표도 "정부와 식약처가 국내에 허가된 적이 없는 DTx의 허가를 위해 적극적이고 열린 태도를 보여줬다"며 "식약처가 DTx에 대한 임상, 허가 등 관련 기준을 선제적을 제시해 시행착오를 줄여줬고, 통합심사·평가 제도 등 새로운 제도를 마련하는 등 적극적 지원으로 많은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오유경 식약처장은 "디지털치료기기가 신속하게 제품화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국내 업체가 세계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신기술 혁신제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국내 규제를 글로벌 스탠다드로 바꾸고 규제지원 다리를 단단하게 놓아 제품 개발 성공률을 높이고 신기술 혁신제품의 출시를 앞당기겠다”고 말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포토] 출근하는 추경호 신임 원내대표 곡성세계장미축제, 17일 ‘개막’ 세상에서 가장 향기로운 휴식...경춘선 공릉숲길 커피축제

    #국내이슈

  • '머스크 표' 뇌칩 이식환자 문제 발생…"해결 완료"vs"한계" 마라도나 '신의손'이 만든 월드컵 트로피 경매에 나와…수십억에 팔릴 듯 100m트랙이 런웨이도 아닌데…화장·옷 때문에 난리난 중국 국대女

    #해외이슈

  • [포토] '봄의 향연' [포토] 꽃처럼 찬란한 어르신 '감사해孝' 1000개 메시지 모아…뉴욕 맨해튼에 거대 한글벽 세운다

    #포토PICK

  • 3년만에 새단장…GV70 부분변경 출시 캐딜락 첫 전기차 '리릭' 23일 사전 계약 개시 기아 소형 전기차 EV3, 티저 이미지 공개

    #CAR라이프

  • 앞 유리에 '찰싹' 강제 제거 불가능한 불법주차 단속장치 도입될까 [뉴스속 용어] 국내 첫 임신 동성부부, 딸 출산 "사랑하면 가족…혈연은 중요치 않아" [뉴스속 용어]'네오탐'이 장 건강 해친다?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