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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전경련 패싱 단절을 위한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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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정권서도 반복되는 패싱
사무국 개혁, 진입문턱 낮추고
젊은 회장 선출 등 과감함 필요

[시시비비]전경련 패싱 단절을 위한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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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경제인연합회에 비상등이 켜졌다. 새 수장을 찾고 있는 전경련이 처음으로 추천위원회까지 꾸리며 공개적으로 나섰다. 지휘봉은 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이 잡았다. 이 회장이 전권을 갖고 회장 후보를 찾으면 정기 총회서 최종 선출하겠다고 한다. 그동안 전경련 부회장단이 만장일치로 추대한 한 명을 정기 총회서 선출했던 것과는 다른 방식이다.


올해 초만 해도 예상 못 했던 선출법이다.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을 시작으로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 구자경 LG그룹 회장, 최종현 SK그룹 회장 등 내로라하는 대기업 총수들이 맡았던 전경련 회장직은 2000년대 들어 골칫거리로 전락했다. 새 회장을 찾아야 할 때면 그룹사마다 여러 이유를 내며 '우리 회장님은 힘들다'고 손사래를 쳤다. 허창수 회장이 12년이란 최장수 기록을 세운 것도 이 영향이 컸다. 올해 총회도 비슷한 장면이 연출되지 않겠느냐 했다. 그런데 전경련이 달라졌다.

갑자기 왜? 어느 때보다도 위기감이 커서일 테다. 진보정권인 문재인 정부 내내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던 '전경련 패싱'은 사실 이해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친기업을 앞세운 보수정권, 윤석열 정부에서도 패싱론이 반복되고 있다는 게 문제다. 윤 정부 초반만 해도 전경련은 대통령실이 주도한 경제계 모임에 함께 했지만 지난달 UAE 및 다보스포럼 순방길엔 끼지 못했다. 얼마전 만난 관가의 한 인사는 이번 패싱 사태와 관련 윤 정부의 경제ㆍ사회 철학과 맞지 않은, 여전히 구시대적인 조직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전경련은 국정농단 사건 직후 2017년 정경유착 근절을 핵심으로 한 혁신안을 내놨다. 하지만 조직 구조조정 외 이렇다 할 변화가 없었다. 투명인간 취급받는 문 정부 아래에선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게 표면적 이유였지만 진보정권이란 폭풍이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듯했다. 마치 보수정권으로만 바뀌면 위상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여기는 듯했다. 그러나 착각일 뿐이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미국의 밀턴 프리드먼은 "위기만이 진정한 변화를 만들어 낸다"고 했다. 전경련 내 위기감이 팽팽한 지금이 변화할 마지막 기회다. 해결책은 명확하다. 대기업을 대변하는 단체이지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대책을 제안하는 조직으로 변화하면 된다. 거창하게 미국의 헤리티지재단 같은 싱크탱크로 전환하라는 얘기가 아니다. 사무국 개혁이 시작점이다. 때마침 허 회장과 함께 권태신 부회장이 사임 의사를 표명한 만큼 외부 수혈에 과감히 나설 필요가 있다.

회원들의 진입 문턱도 낮춰야 한다. 전경련 출범의 모델이 됐던 일본 재계 단체 게이단렌도 그랬다. 게이단렌은 2020년 스가 요시히데 내각 출범 직후 성장전략회의에 배제되며 위기에 빠졌을 당시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등을 회원으로 적극 영입했고 관련 대책도 집중적으로 내놨다. 이같은 변화 속 게이단렌의 위상도 서서히 회복됐다.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회장도 나와야 한다. 혁신을 요구하면서 정작 회장은 추천위원장이 알아서 하라며 떠넘기는 모습은 보기에 좋지 않다. 꼭 10대 그룹 회장이 아니어도 된다. 혁신을 이끌 젊은 회장을 과감히 내세울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힘을 실어주면 된다. 특히 10대 그룹들이 적극적으로 함께 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이은정 산업부문 콘텐츠매니저 myb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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