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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동 법썰]'무면허 킥보드' 중학생들 노려 자해공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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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크게 할 생각 없어. 엄마 전화번호 줘."

2021년 1월6일 오후 서울 강남구의 한 중학교 앞. 대학생 황모씨(21·남)가 전동킥보드를 타고 지나가던 14세 중학생과 고의로 충돌한 뒤 이같이 말했다.


서울 시내에서 시민들이 전동퀵보드 타고 이동하고 있다. ‘제2종 원동기장치자전거면허’ 이상의 운전면허증 보유자만 전동 킥보드를 탈 수 있고 헬멧 없이 탑승하면 2만 원의 범칙금이 부과된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서울 시내에서 시민들이 전동퀵보드 타고 이동하고 있다. ‘제2종 원동기장치자전거면허’ 이상의 운전면허증 보유자만 전동 킥보드를 탈 수 있고 헬멧 없이 탑승하면 2만 원의 범칙금이 부과된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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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결된 학부모에겐 "아들분이 경찰에 신고하지 말라고 해서 신고하지 않았습니다. 넘어질 때 손목 발목을 다쳐서 합의금을 주셔야겠습니다. 아니면 전문 변호사를 고용해 법적 절차를 진행하고, 입원하겠습니다"라고 엄포를 놨다. 그렇게 황씨 계좌에 합의금 230만원이 입금됐다.

그런데 황씨는 그달 비슷한 사고를 2차례 더 당한다. 모두 같은 중학교 앞에서, 전동킥보드를 탄 중학생들과 충돌해 발생한 사고였다.


검찰은 황씨의 계획범죄라고 판단했다. 원동기장치면허 없이 전동킥보드를 탄 학생들을 상대로 일부러 사고를 내고, 학부모들에게 합의금을 뜯어내려 했다는 것이다.


수사 결과 황씨는 2020년 10~11월에도 오토바이를 탄 미성년자들과 고의로 부딪쳐 그 학부모들에게 합의금 수백만원을 뜯어냈다. 특히 불법 도박사이트에서 8780만원의 게임머니를 충전하는 등, 도박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공갈 범행을 결심한 것으로 파악됐다. 황씨는 이른바 '일진' 후배들까지 범행에 끌어들여 사고를 낼 대상을 찾게 하기도 했다.

검찰은 그에게 강요 및 공갈, 국민체육진흥법 위반(도박등), 사기, 사기미수 등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범행에 가담한 미성년자 후배 2명도 함께 기소됐다.


5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5단독 권영혜 판사는 공갈 등 혐의로 기소된 황씨에게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보호관찰 및 120시간의 사회봉사 등 명령도 함께였다.


권 판사는 "공갈 범행을 주도하며 다른 피고인들을 범행에 끌어들였고, 당혹스러운 사고에 직면한 나이 어린 피해자들의 불안한 심리상태와 자식의 안위를 걱정하는 부모의 절박한 심정을 이용해 적극적·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취득한 이익은 도박이나 생활비 등에 탕진해 죄질이 나쁘다"고 질책했다.


그러면서도 "범행 대부분을 자백하고 향후 재범하지 않을 것을 다짐하고 있다. 소년일 때 저지른 범행도 있고, 일부 피해자들에게 피해를 변제하기도 했다"며 "피고인의 가족이 선처를 탄원하고 선도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성년자 피고인들에 대해선 "형사절차를 통한 형벌보다는 소년의 특성을 고려한 소년보호절차상 처분을 부과하는 것이 건전한 성장과 품행 개선 및 갱생을 도모하기에 더 바람직한 것으로 보인다"며 서울가정법원 소년부에 송치했다. 가족들이 애정과 관심을 갖고 보호의지를 피력한 점, 4살 많은 형인 황씨의 지시를 쉽게 거부할 수 없었던 점 등도 고려했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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