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엄마들이 한국 '떡뻥'에 빠진 까닭은

'K-커머스' 바람…대만 소비자 열광하는 인기 상품은

쿠팡이 대만에서 '로켓직구'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대만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한국 상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서비스를 통해 대만 전역의 고객들은 수백만 가지 한국 상품을 배송비 부담 없이 빠르게 받아볼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소상공인과 중소기업도 쿠팡을 통해 추가적인 절차 없이 새로운 해외 판로를 개척할 수 있어 대만 소비자들의 선호를 파악하는 게 중요해졌다.

6일 쿠팡에 따르면 대만 이커머스 업계에선 쌀과자, 라면 등의 식품류와 아기 물티슈, 식탁 의자 등 육아용품, 유산균 등 건강식품이 현지 소비자들이 찾는 인기 직구 상품으로 꼽히고 있다.

눈에 띄는 것은 국내 중소기업 제품으로 대만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쌀과자다. 국내 중소기업 내아이애가 같은 이름 브랜드로 만드는 아기 간식 '내아이애 유기농 떡뻥 쌀과자 6종 세트'의 경우 쿠팡의 로켓직구에서도 판매 순위 상위권에 올라 있다. 생후 12개월께 아기에게도 먹일 수 있는 간식으로 대만 현지 주부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도 그럴 것이 쌀과자는 국내보다 대만을 비롯한 중화권에서 대중적인 간식으로 인기가 높다. 한국 쌀과자의 주요 수출처 3위권 내에 중국과 대만이 모두 오를 정도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쌀과자는 설탕 함량이 적은 저칼로리 간식이라는 점이 부각되며 영유아용 간식이나 다이어트 식품, 당뇨 환자용 간식으로도 많이 소비되고 있다"고 말했다.

앙블랑, 순수코리아 등 국내 중소기업의 아기 물티슈 제품을 비롯해 유아용 식탁 의자 등 육아용품도 인기를 얻고 있다. 현지 업계 한 바이어는 "대만 소비자 사이에 한국산 유아용품은 품질이 우수하면서도 가격이 합리적이라는 인식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산 유산균 제품도 대만서 인기가 높다. 종근당건강의 유산균 분말 스틱 '락토핏 생유산균 슬림'과 '락토핏 생유산균 골드80' 등이 대표적이다. 대만은 국민의 4분의 1이 매일 건강식품을 먹을 정도로 웰빙을 중요시하는 데다가, 보건 당국이 하루 300억 마리 프로바이오틱스 섭취를 권고하는 등 건강식품 장려 캠페인을 벌인 것도 한국 유산균 인기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지 업계 관계자는 "대만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은 해외 브랜드와 자국 브랜드 간의 경쟁이 치열하다"며 "가격보다는 품질을 보고 구매하는 경향이 있어 양질의 한국 제품이 인기를 끄는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쿠팡의 이번 로켓직구와 로켓배송 출시 등으로 국내 중소상공인들의 해외 판로가 열렸다는 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쿠팡이 대만에서 판매하는 제품 가운데 중소기업 제품이 절반 이상이다. 전 세계로 판로를 넓히고자 하는 국내 중소기업은 쿠팡 로켓직구 같은 서비스로 수출에 속도를 낼 수 있는 것이다.

여준상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한국과 대만은 작은 국토, 변화에 민감한 국민성, 높은 구매력, 온라인 쇼핑에 대한 큰 관심 등 공통점이 많아 쿠팡의 로켓배송 모델이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며 "쿠팡의 대만 진출은 기존의 공산품이나 콘텐츠 수출을 넘어 한국에서 탄생해 성공한 로켓배송 비즈니스 모델을 수출하는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