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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한류의 중심 사우디②] 한국어로 "안녕하세요"…사우디 젊은여성, 사진촬영 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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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넷플릭스 차트 10위권, 한국 드라마 빠짐 없이 10위권에
개혁의 중심에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온건한 이슬람 국가

[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 오현전 한국콘텐츠진흥원 UAE 비즈니스센터장은 지난달 30일 ‘케이콘 2022 사우디아라비아 위드 코카’에서 화들짝 놀랐다. 현지 젊은 여성들의 사진 촬영 요청이 쇄도해서다. 하나같이 한국어로 "안녕하세요"라고 말을 걸며 호감을 표시했다.


불과 3년 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다. 사우디에서 여성은 종속적 지위에 묶여 있었다. 성별 분리를 강제하는 종교적 제약으로 사회와도 단절됐다. 남성의 허락 없이는 집 밖에서 아무런 행동도 하지 못했다. 남성 친척들의 삼엄한 감시 속에서 평생을 견뎌야 했다. 중동을 30년 이상 취재한 캐런 앨리엇 하우스 월스트리트저널 전 편집국장은 저서 ‘사우디아라비아’에 다음과 같이 적었다.

"사춘기가 되면 아바야로 몸을 단단히 싸매야 하며, 진정으로 독실한 무슬림임을 보이려면 얼굴까지 베일로 가려야 한다. 그야말로 남성 없이는 여성이 살아남을 수 없다고 느끼도록 만든다. 이런 사회적 제약은 외국인 여성에게도 예외가 아니며, 종교경찰들의 괴롭힘도 마찬가지다."


'KCON 2022 SAUDIARABIA WITH KOCCA'에 참여한 사우디아라비아 여성 [사진제공=CJ ENM]

'KCON 2022 SAUDIARABIA WITH KOCCA'에 참여한 사우디아라비아 여성 [사진제공=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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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전후로 분위기는 급변하는 추세다. 여성의 고등교육과 직업 추구의 자유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정부의 원유 재산 할당량이 인구 증가와 대중의 기대에 발맞추지 못하면서 많은 여성이 적극적인 사회 진출을 꿈꾼다. 인터넷 보급으로 해외문화를 접할 기회가 늘면서 의존적 자세를 거부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사우디 정부는 각종 규제·기준 완화로 포용한다. 오랫동안 유지해온 여성의 운전금지 조치를 해제했을 정도다. 사우디는 대중교통 시스템이 잘 갖춰지지 않아 자가용이 필수다. 운전면허증 발급이 사실상 여성의 외출·자유 보장이라 할 수 있다.

개혁의 중심에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있다. 정권을 잡은 뒤 ‘온건한 이슬람 국가’를 추구하는 파격적 조치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여성에게 축구경기장을 개방했고, 사상 처음으로 여성의 군대 입대도 허용했다.


'KCON 2022 SAUDIARABIA WITH KOCCA'  [사진제공=CJ ENM]

'KCON 2022 SAUDIARABIA WITH KOCCA' [사진제공=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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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센터장은 "사우디에서 히잡을 쓰지 않은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며 "사우디 정부가 ‘비전 2030’을 선언한 뒤 여성을 비롯한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려고 부단히 노력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책의 중심에 엔터테인먼트가 있고, 그 전면에 K-콘텐츠가 자리해있다"고 말했다.


사우디에서 가장 많이 이용되는 OTT는 넷플릭스. 주말 시청 시간 차트 10위권에서 한국 드라마는 빠짐없이 세 편 이상 이름을 올린다. K-팝도 복합 쇼핑몰 등에서 흔하게 들릴 만큼 인기가 많다. 오 센터장은 "현지 여성들이 신인 그룹의 노래를 외울 정도"라며 "문화적 친근감 덕에 한국제품에 대한 선호도도 덩달아 높아졌다"고 말했다.


'KCON 2022 SAUDIARABIA WITH KOCCA' [사진제공=CJ ENM]

'KCON 2022 SAUDIARABIA WITH KOCCA' [사진제공=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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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수요가 수익성을 보장하는 건 아니다. 문화적 이질성, 빠른 제도 변화, 정치적 불안 등 여느 나라보다 관리해야 할 사항이 많다. 최대 불안 요소는 법적·제도적 불안정성. 이슬람법을 근거로 한 법률 체계가 종종 계약 관계의 불확실성을 키운다.


오 센터장은 "여전히 실무적 어려움이 존재하고, 문화·종교적 제약사항이 다수 존재해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다음과 같이 조언했다.


"위험을 줄이기 위해 사우디 당사자(법인)와의 분쟁이 발생했을 때 대처할 방안을 사전에 마련해야 한다. 정치·종교·법률적 리스크가 상존함을 항상 인지하고 있어야만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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