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주석 "중국인 밥그릇은 중국 곡물" 강조…식량 안보 및 GMO 상업화
영국, 유전자 교정 농작물 GMO 규제 대상 제외 법안 상정 등 식량 안보 강조
[아시아경제 베이징=조영신 특파원] 글로벌 식량 위기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 농업 당국이 유전자 변형 농작물(GMO)에 대한 국가 표준을 고시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 곡물 가격이 치솟자, 식량 안보 차원에서 자체 개발한 유전자 변형 작물을 합법화한 것으로 보인다.
9일 펑파이 등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중국 농업농촌부는 전날 '유전자 변형 대두(콩) 품종 승인에 관한 국가 표준''과 '유전자 변형 옥수수 품종 승인에 관한 국가 표준'을 발표했다.
GMO는 특정 작물의 유전자를 인위적으로 변형 또는 결합시킨 농작물을 말한다. 병충해에 강할 뿐 아니라 생산량도 늘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중국 농업 당국의 이번 국가 표준 고시는 유전자 변형 농작물의 재배 및 판매를 허용하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중국 매체들은 GM0의 상업적 재배가 승인받으려면 형질 전환에 따른 안전 인증과 품종 승인이 전제되어야 한다면서 이번 고시는 GMO 실험 단계에서 상업화 단계로 넘어가는 절차를 밟고 있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 이르면 오는 2023년 께 유전자 변형 농작물이 판매될 것이며 대두와 옥수수가 첫 재배 및 판매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중국의 대두 자급률은 14.5%(2021년 기준)로 대부분 미국과 브라질에서 수입하고 있다. 옥수수 역시 우크라이나에서 29%를 수입하는 대표적인 수입 농산물이다. 수입 대두와 옥수수는 사료로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 천풍증권은 세계 곡물 거래가 탈세계화 추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중국은 물론 전 세계 각국이 식량 안보를 내세우고 있는 만큼 세계 식량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GMO 관련 고시는 세계 식량 가격 상승과 종자 기술 향상이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리신하이 농업과학원 생물학연구소 소장은 "농업 당국이 GMO에 대한 명확한 계획을 내놓았다"면서 "GMO의 상용화가 질서 있게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리궈샹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원은 "러시아ㆍ우크라이나 분쟁 및 글로벌 다양한 요인으로 세계 식량 안보가 심각한 위험에 놓여 있다"면서 "이번 고시는 GMO 연구개발(R&D)을 촉진하는 표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농업 당국의 이번 고시는 시진핑 국가 주석의 식량 안보 정책과도 일맥상통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시 주석은 지난 3월 중앙농촌공작회의에서 "중국 인민의 밥그릇은 항상 손에 단단히 쥐고 있어야 하고, 그 밥그릇은 중국 곡물로 채워져야 한다"라며 식량 안보를 강조했다.
한편 영국 의회는 지난달 유전자 교정 농작물을 GMO 규제 대상에서 제외하는 법안을 의회에 상정하는 등 세계 각국이 국제 곡물 가격이 치솟자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베이징=조영신 특파원 asc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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