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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죽여야하나?" 격렬한 찬반 논쟁…결국 보호구역行 伊 살인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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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당국, 독일 곰 공원으로 이송 결정
지난해 법원이 사살 저지…안팎에서 찬반 논쟁

이탈리아 북부 한 산악 마을에서 사람을 살해해 포획됐던 불곰이 다른 지역의 보호구역으로 옮겨진다. 당시 이 곰의 사살 여부를 두고 이탈리아 안팎에서 격렬한 찬반 논쟁이 있었다.


이탈리아 안사(ANSA) 통신은 14일(현지시간) 코드명 ‘JJ4’로 불리는 불곰이 독일 중부 튀링겐주 소재 보르비스 대안 곰 공원으로 이송될 것이라는 이탈리아 북부 트렌티노-알토 아디제주 트렌토시 당국의 발표를 보도했다.

JJ4는 지난해 4월 트렌토시 인근 숲에서 조깅하던 26세 남성 안드레아 파피를 공격해 사망케 했다. 이에 트렌토시 당국은 과일을 미끼로 유인해 새끼 세 마리 중 두 마리와 함께 JJ4를 생포했다. 이후 새끼들은 모두 2세 이상으로 어미 없이도 생존이 가능하다고 판단해 풀어줬다.


마우리치오 푸가티 주지사는 포획된 JJ4를 사살하라는 명령을 내렸지만, 법원은 사살을 유예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JJ4는 2020년 6월에도 인근 지역에서 아버지와 아들을 동시에 공격해 다치게 한 전과가 있다. 당시에도 주 당국은 JJ4를 사살하려 했지만 법원이 저지했다.


포획된 JJ4 [이미지 출처=안사(ANSA) 통신 캡처]

포획된 JJ4 [이미지 출처=안사(ANSA) 통신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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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푸가티 주지사는 “2020년에 JJ4를 사살했다면 파피는 죽지 않았다”라며 “법원에서 우리의 주장이 옳다는 것이 증명되면 곰은 사살될 것”이라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반면 동물보호단체 ‘라브(LAV)’는 “곰과 트렌티노 시민들은 평화롭게 살 권리가 있다”면서 법원의 판단을 환영했다. 동물보호단체들은 가능한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해 JJ4를 보호하겠다고 밝혔고, 자비를 들여서라도 JJ4와 새끼 곰들을 다른 지역으로 옮기겠다며 트렌토시 당국에 후속 조치를 요구해왔다.


파피의 가족도 JJ4의 사살에 반대했다. 파피의 어머니는 “곰의 잘못도 아니고 아들의 잘못도 아니다”라며 “곰을 사살한다고 해서 아들을 돌려받을 순 없다”고 말했다. 소셜미디어(SNS)에서도 ‘#jj4’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구명운동이 확산하는 등 사살 여부를 두고 격렬한 논쟁이 벌어졌다.


이탈리아는 과거 서식지였던 북부 산악 지대에서 무분별한 사냥으로 곰이 멸종되자 1999년부터 슬로베니아에서 불곰을 들여와 산악 지대에 풀어놓는 정책을 펼쳤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곰이 사람을 공격하는 사건이 여러 차례 발생하면서 곰과 사람의 공존에 대해 회의적인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파피의 가족은 JJ4의 사살에는 반대했으나, 통제 불가능할 정도로 불곰의 개체 수를 늘려 비극을 초래한 이탈리아 정부와 주 당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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