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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시위, 악플 없길 기대했나" 한 걸음도 못 나간 '전장연-이준석 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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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권리 보장 놓고 1대1 토론
이준석 "'볼모 표현' 불편? 대체 표현 달라" 기존 입장 유지
"장애인 이동권 나아지고 있다" 尹 저상버스 공약 강조
박경석 "이준석과 시각차 확인…공허함 느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오른쪽)와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상임공동대표(왼쪽)가 13일 일대일 토론을 벌였다./JTBC 방송 화면 캡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오른쪽)와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상임공동대표(왼쪽)가 13일 일대일 토론을 벌였다./JTBC 방송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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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강주희 기자] "장애계에서 요구하는 것 중 정치권에서 안 하겠다고 한 것이 있나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안 하겠다고 한 적 없죠. 그런데 안 했죠."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

장애인 권리 예산 보장 등을 요구하는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놓고 '페이스북 설전'을 벌여온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상임공동대표가 13일 일대일 토론을 벌였다. 전장연의 시위 방식을 문제 삼아온 이 대표는 이날 토론에서도 '시민을 볼모로 잡는 시위', '비문명적'이라는 기존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해당 발언에 대한 박 대표 사과 요구에도 응하지 않았다. 박 대표는 출근길 시위로 인해 불편을 끼쳤다며 시민들에게 사과하면서도 "장애인의 생존권이자 기본권을 위해 함께해달라"고 호소했다.


◆ 박경석 "21년 동안 기다려" vs 이준석 "장애인 권리 앞으로 나가고 있어"


이날 토론은 장애인 이동권 예산 확보와 전장연의 출근길 시위 방식 등을 주제로 진행됐다. 이 대표와 박 대표는 장애인 권리 예산 확보 문제에서부터 이견을 드러냈다. 먼저 박 대표는 "(장애인 이동권 보장 등은) 기본적인 문제이고, 21년을 기다려온 문제다. 그러나 지금까지 놓치고 삭제되고 배제된 것들이 많았다"며 중앙정부가 그동안 장애인 예산 관련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시위에 나서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정부가 (예산) 계획을 세운다. 법에 따라 정부가 세운 계획인데, 그 계획은 우리가 요구하는 100에 비하면 50도 안 된다. 그런데 국가가 스스로 세운 계획도 지켜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이 대표는 "장애계에서 요구하는 것 중에 정치권에서 안 하겠다고 한 것이 있나요?"라며 결국 '속도 문제' 아니냐고 반박했다. 이 대표는 "전장연에서 제안한 건 저희가 다 검토하고, 정책위에서 판단해서 반영할 건 반영한다"며 "예산이 뒷받침되지 못해서 지연될 순 있다. 그런데 지금 사회에서 장애인 이동권과 권리 보장과 관련해 앞으로 가고 있지, 뒤로 가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저상버스 보급과 관련해 "이미 저희가 법안을 통과시켜서 앞으로 대 폐차되는 모든 버스를 저상버스로 보급할 수 있도록 했다"며 자신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시외·고속버스 저상화 공약을 제시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박 대표는 "(시내) 저상버스 법안도 17년 만에 통과된 것이다.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차별 없이 저상버스를 이용하려면 그것도 11년 정도가 걸린다. 그것도 시내버스만 해당되는 거고 시외·고속버스는 아직 조치도 못 하고 있다"며 "(이 대표가 했던 공약은) 그 정도는 다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외·고속버스에 대한 저상버스 도입을 언제까지 할 거냐는 박 대표 질문에 이 대표는 "그거야 당연히 지금부터 논의해야 한다"며 구체적인 답은 보류했다.


지난달 29일 박경석 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서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서울교통공사 경복궁영업사업소 회의실에서 면담을 하고 있다./인수위사진기자단

지난달 29일 박경석 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서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서울교통공사 경복궁영업사업소 회의실에서 면담을 하고 있다./인수위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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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위 비문명적" vs "시위는 의도와 목표 있어"


이 대표와 박 대표는 전장연의 출근길 시위 방식을 놓고도 충돌했다. 이 대표는 지하철 발차를 고의로 막는 시위 방식을 '비문명적'이라고 했던 기존 주장을 반복했고, 박 대표는 모든 시위는 어느 정도 불편을 야기할 수밖에 없다며 맞섰다.


이 대표는 "볼모라는 표현이 불편하시면 뭐가 적절한 표현인가. 대체 용어를 줄 수 있냐"며 "저는 (지하철 시위로) 지연이 생기는 것에 대해서는 사회적 용인 된다고 보는데, 고의가 들어가서 아예 (지하철) 문을 막는다. 이건 무조건 문제라고 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저는 그 고의를 지적하는 거다. 고의를 통해서 누구를 불편하게 하고 싶으신 거냐. 투쟁의 대상은 누구냐"고 따졌다.


박 대표는 "집회와 시위는 의도가 있다. 그리고 그것을 개선하려고 하는 목표가 있고, 그건 헌법에서 보장한 거 아닌가"라며 "모든 시위는 지상에서도 천천히 가면 막히고, (사람들이) 불편을 호소한다. 만약에 그것이 불법이면 처벌을 받는다. 집회하고 불법을 저질렀다고 그 행위 자체를 문명과 비문명으로 나누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 '볼모' 발언 후 장애인 혐오공격 증가…박경석 "공허함 느낀 토론"


박 대표는 전장연 시위에 대한 이 대표의 '볼모' 발언 이후 장애인을 향한 혐오공격이 급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저는 대표님께 어떻게 해 달라는 게 아니다. 하나의 당대표님으로서, 정치 지도자의 역할(을 말한 것)"이라며 "어떤 사람들에 의해서 메시지가 나갔을 때 저희한테 다가오는 위협은 어마어마하다.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을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지하철 막은 다음에 악플을 안 받길 기대하셨나"라며 시위 방식을 재차 지적하며 물러서지 않았다. 그러면서 "저는 보수정당에서 정치를 시작해서 대한민국 절반한테는 그렇게 과격한 소리를, 제 부모까지 어떻게 하겠다는 얘기까지 듣는다. 악플은 제가 어떻게 해 드릴 수가 없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꼬리를 잡아보면 볼모라는 말부터 시작됐다. 정치적으로 정파적으로 갈라치기했다"며 "(이 대표가) 박원순 서울시장 때 (장애인 이동권 관련) 약속한 것을 왜 오세훈 시장에게 하느냐고 했다. 그런데 오세훈 시장 때만이 아니라 박원순 시장 때도 저희는 시위를 했다. 갈라치기 문제는 꼭 사과를 요청드린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결국 이날 토론에서 사과하지 않았다.


박 대표는 1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시민들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왜 이렇게 하는가에 관한 이야기들을 (토론에서) 이야기하고 싶었다"며 그러나 "말꼬리 잡기와 바라보는 관점과 시각이 너무 차이가 있다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특히 공인으로서, 당대표로서 이야기와 일개 유튜버가 얘기하는 방식은 매우 달라야 함에도 그렇게 이야기하시니 공허함도 많이 느꼈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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