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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서 뒈져” 한겨울 찬물 목욕, 학대 못이겨…혼자 경찰 찾아간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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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서 뒈져” 한겨울 찬물 목욕, 학대 못이겨…혼자 경찰 찾아간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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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영남취재본부 주철인 기자] 입양한 아이를 홀로 원룸에 방치하는 등 학대한 혐의를 받는 양부모가 재판에 넘겨진 가운데 피해 아동 스스로 경찰을 찾아가 학대 사실을 털어놓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8일 경찰 등에 따르면 2020년 12월 초등학교 4학년이던 A군은 경남에 있는 한 경찰서 지구대를 스스로 찾아가 양부모로부터 받았던 학대를 털어놨다.

경찰과 검찰, 상담기관은 A군이 상당 기간 양부모로부터 정서적·신체적 학대와 방임을 받아왔다고 판단했다.


태어나자마자 경남의 한 가정에서 입양된 A군은 초등학교 4학년이 된 2020년부터는 가족들이 사는 집에서 얼마 떨어진 원룸에서 혼자 생활했다.


A군 엄마는 TV나 책상 등이 없는 원룸에 양방향 카메라를 설치하고 A군을 감시했다.

A군은 자신이 혼자 살다시피 하는 원룸에 양부모가 한겨울에도 찬물로 목욕을 시키면서 난방을 제대로 해주지 않아 단 한 장 있는 이불을 절반은 덮고 절반을 깔고 자야 했다고 털어놨다.


찬물에 A군을 목욕시키던 양아빠는 “군인은 겨울에도 얼음물에 들어간다”며 자신의 행위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강제 목욕을 멈추지 않았다.


A군은 또 반찬도 없이 볶음밥만 먹어야 했으며 양엄마로부터 “나가서 뒈져라” “담벼락에 머리를 찧으라” “더이상 (집에) 들어오지 마라” 등 폭언을 들었다고 진술했다. 카메라 앞에서 밥을 먹어야 했던 A군은 자신이 먹는 밥을 ‘개밥’이라고 했다.


A군은 “얼어 죽기 싫다”면서 “따뜻한 세상에 살고 싶다”고 호소했다.


또 2020년 11월 “너무 힘들어요. 너무 우울해요. 엄마 때문에 마음이 아파요”라면서 “저를 달라질 수 있게 해주세요!”라는 글을 직접 쓰기도 했다.


창원지검은 지난해 아동학대 혐의로 A군 양부모를 불구속기소 했다. 수사기관이 학대를 인지한 후부터 양부모와 분리된 A군은 다른 지역에서 살고 있다.


A군 양엄마는 아이를 보호하려고 원룸에서 키우고 카메라를 설치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남취재본부 주철인 기자 lx9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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