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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 부모님과 집밥 먹으면 안 된다?"…방역수칙 형평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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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종 완료자 포함 시 저녁 6시 이후 식당·카페 4인 모임 허용
자택은 여전히 4인 모임 금지

서울 양천구 한 중식당에서 관계자가 '백신 인센티브' 안내문을 붙이고 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서울 양천구 한 중식당에서 관계자가 '백신 인센티브' 안내문을 붙이고 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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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집에서 부모님과 저녁 식사도 하면 안 되나요?"


정부가 23일부터 '백신접종 인센티브'를 적용키로 한 가운데 형평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식당·카페에서는 접종 완료자를 포함할 경우 최대 4명까지 저녁에 모일 수 있지만, 집에서는 이런 접종 인센티브가 적용되지 않아 모일 수 없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시민들은 "원칙 없는 탁상행정식 방역"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다수의 인원이 모이는 카페·식당은 완화 조치를 하면서 가정은 허용치 않는 게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다. 논란이 커지자 정부는 자택 모임에까지 접종 인센티브를 확대 시행할 경우 사적 모임이 활성화될 수 있다고 우려하며 아직 가정에서 이를 허용할 상황이 아니라고 했다.


이날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지역 식당·카페는 오후 6시부터 '백신접종 인센티브'가 적용된다. 당초 4단계 지역에서는 오후 6시 이전에는 4명, 이후에는 2명까지 모일 수 있었다. 그러나 인센티브 제도가 도입됨에 따라 식당·카페에 한해서는 예방접종 완료자 2명을 포함한 4명까지 모임을 가질 수 있게 됐다.


다만, 식당·카페의 운영시간은 밤 10시에서 9시까지로 1시간 더 앞당겨졌다. 또 집에서는 여전히 3인 이상 모임이 금지된다. 즉 부모님과 따로 사는 직장인 자녀가 저녁 6시 이후 접종 완료자인 부모님과 식당에서 모일 수는 있지만, 집에서는 만날 수 없는 것이다.

한 시민이 백신을 접종 받고 있다.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한 시민이 백신을 접종 받고 있다.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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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방역조치에 시민들은 "이해되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특히 부모님과 멀리 떨어진 지역에 사는 자녀들 사이에서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서울에서 자취 중인 직장인 정모(26)씨는 "밀폐된 식당에서 일면식도 없는 사람 수십 명이랑 마스크 벗고 밥 먹는 건 괜찮고, 고향에 있는 부모님 집 찾아뵙는 건 안 된다는 거냐"라며 "외식은 되고 집밥은 안된다고 하니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이어 "다음 달이 당장 추석인데, 그때까지 이런 조치가 계속되면 어떡하나"라며 "눈치 보여서 집에도 못 내려가게 생겼다"고 덧붙였다.


백경란 대한감염학회 이사장(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 또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아무리 자영업자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한 조처라고 하지만 다중이 모이는 식당·카페보다 4인이 모이는 가정집이 더 위험하다고 보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식당·카페 영업 시간 단축에 자영업자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사진=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 화면 캡처.

식당·카페 영업 시간 단축에 자영업자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사진=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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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 하면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영업시간 단축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매출이 감소한 와중에 운영 시간을 강제적으로 단축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다.


자신을 자영업자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를 통해 "영업시간 단축은 너무한 것 아니냐. 여태껏 참고 버텨왔는데 정말 너무하다"며 "10시나 9시나 대체 무슨 의미가 있나. 배달이 아닌 홀 영업은 사실상 끝인 것 같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자영업자 역시 "코로나가 저녁에만 활동하는 것도 아닌데 시간제한은 좀 풀면 좋겠다"라며 "같은 식당이라도 고깃집, 횟집, 치킨호프 등 이런 곳들은 장사하지 말라는 거다. 밤 9시 제한이면 8시부터는 손님도 못 받는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논란이 커지자 정부는 수습에 나섰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현재 환자 발생 상황과 예방접종 진행 상황을 볼 때 멀리 떨어져 있는 부모님들을 방문하는 것을 활성화할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식당·카페에서 예방 접종 완료자 2명이 추가되는 부분을 집에서도 허용하게 되면 집에 있는 고령층 부모님을 방문하는 일이 활성화될 것"이라며 "사실상 식사만 하고 오는 일은 별로 없고 아무래도 장시간 같은 공간에 머무르게 된다"고 부연했다.


또 식당·카페에 한해 사적모임을 완화한 것에 대해선 "평소 직장에서 저녁 식사까지 하고 퇴근하는 상황 등을 (고려해) 열어준 것"이라며 "부모님들을 찾아가는 흐름까지 열어주기는 어렵다는 판단에서 이런 결정이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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