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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자취 감췄던 독감, 올해엔 코로나보다 위험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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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 독감 환자, 전년 대비 5분의 1 수준
독감도 코로나19처럼 호흡기 질환
겨울철 고강도 방역조치에 확산 주춤
독감 노출 인구 적어 면역 부족
전문가 "겨울철 방역조치 완화되면 독감도 늘어날 것"

15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기차역 공영주차장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선별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15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기차역 공영주차장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선별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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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올 겨울 독감과 호흡기 질환 유행 때문에 영국에서만 6만명이 사망할 수 있다."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팬데믹(pandemic·세계적 대유행)이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올 겨울 독감까지 돌아오면 사망자 수가 폭증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앞서 코로나19 확산이 심각했던 지난해 겨울 독감을 비롯한 여러 호흡기 질환은 돌연 자취를 감췄는데, 올해부터는 다시 유행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코로나19와 독감이 함께 퍼지는 이른바 '트윈데믹(트윈+펜데믹)'이 발생하면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영국 의학 저널 '아카데미 오브 메디컬 사이언스' 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겨울 계절성 독감과 각종 호흡기 질환 등이 함께 유행할 경우 보건 체계가 무너져 영국에서만 약 6만명의 환자가 사망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매 겨울마다 돌아오는 독감이 이처럼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이유는 코로나19 때문이다. 애초 겨울은 독감에 걸린 아이들과 고령층 때문에 매년 병원이 바빠지는데 시기인데 여기에 더해 코로나19 유행이 그치지 않으면 국가 보건체계가 붕괴할 위험이 있다.


또 다른 이유는 지난해 독감에 걸린 환자 수가 평년에 비해 줄어들어 전체 인구의 면역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지난 1월 세계보건기구(WHO)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겨울 독감 바이러스의 활동 수준은 여름철 수준으로 내려간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에서는 독감 환자의 병원 방문 비율이 1.6%로 기준선인 2.6%에 비해 1.0%포인트 낮았다.

지난해 독감 예방접종이 시작된 서울 한 소아과 /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독감 예방접종이 시작된 서울 한 소아과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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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도 독감 환자 수는 크게 감소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해 겨울 외래환자 1000명당 독감환자는 2.6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12.7명)의 5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독감 무료 백신 접종률은 지난 2019년(73.1%)에 비해 9.1%포인트 하락한 64.0%를 기록했음에도 오히려 독감환자가 감소한다.


과학자들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방역 조치가 독감 바이러스 감소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다며 추측하고 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소속 에일리 클레인 응급의학 박사는 이에 대해 "독감 또한 코로나19처럼 호흡기로 감염되는 질병이기 때문에, 코로나19의 감염을 늦추기 위한 방역지침은 독감의 확산도 늦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지난해 활동량이 줄어든 독감 바이러스가 올해에는 더 강하게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는 데 있다. 독감에 대한 전체 인구의 면역력이 줄어든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클레인 박사는 "겨울철 모든 이들이 위생관리에 힘쓰고 (봉쇄 등) 방역조치를 따른 덕분에 독감에 노출되는 사람 숫자가 줄어들었다"라면서도 "따라서 독감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이 거의 없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2021년 겨울 제약이 풀리고 많은 사람들이 독감에 노출되면, 면역력이 약한 상태이기 때문에 더 심각한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마스크 의무 착용 안내문 / 사진=연합뉴스

마스크 의무 착용 안내문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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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방역 조치가 느슨해지는 시기가 곧 독감 유행과 겹칠 수 있다며, 정부의 겨울철 방역지침 수립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난해 겨울 독감이 줄어든 이유는 코로나와 연관돼 있다. 코로나 확산 방지 조치로 사적 모임 금지, 마스크 착용 등이 이뤄졌기 때문에 독감도 전파되지 않은 것"이라며 "코로나가 (독감 확산의) 상수라고 봐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만일 코로나19 방역조치가 완화되면 이에 따라 독감 발생도 언제든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봐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영국 사우샘프턴 대학 소속 스티븐 홀게이트 의과 교수는 최근 낸 보고서에서 겨울철 트윈데믹을 방지할 수 있는 방안들을 제안했다. 그는 △사회적 거리두기나 마스크 착용 등 방역지침 일부 유지 △독감·코로나19 검체 검진을 한 번에 진행하는 진료소 운영 △겨울철 추가 병상 확보 등이 그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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