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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무역장벽 탄소세①]'탄소세·RE100' 곳곳이 지뢰밭…EU·美 수출 세부담 1兆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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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은 철강 고로 사용수명 다해…국내 기업은 멀쩡한 고로 폐기해야
GDP 대비 韓 제조업 비중 27.8%로 영·미의 2~3배…우리 산업계 타격 더 커
RE100 동참 압박도 기업 부담
"무역장벽 피할 수 없어…민관 힘모아 탄소감축 노력을"

[新무역장벽 탄소세①]'탄소세·RE100' 곳곳이 지뢰밭…EU·美 수출 세부담 1兆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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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유럽연합(EU)이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도입하면 '탄소의 무역장벽화'가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한다는 'RE100'의 의무화도 진행되고 있다. EU에 이어 미국 역시 이런 제도에 가세할 가능성이 높다. 제조업 비중이 높고 무역 의존도가 큰 우리 경제엔 상당한 충격이 될 전망이다. '기후변화 대응'이란 대의명분 이면엔 일찍이 '제조업→서비스업'으로 이동한 미국, 유럽의 후발 산업국인 아시아를 상대로 한 '사다리 걷어차기' 성격이 짙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탄소세·RE100…'신(新) 무역장벽'=최근 회계·컨설팅법인 EY한영이 발표한 '기후변화 규제가 한국수출에 미치는 영향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기업은 탄소세로 오는 2030년 EU에 6억1880만 달러, 미국에 2억9590만 달러를 납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지 시장 수출액 대비 탄소세 비중은 각각 2.38%, 0.67% 규모다.

EU 시장에선 철강업종의 탄소세 부담이 3억4770만 달러로 가장 크고 다음으로 석유화학(2억2980만달러), 전지(1780만 달러), 자동차(1270만 달러), 일반기계(340만 달러) 순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선 석유화학이 2억3430만 달러로 가장 많았고 자동차(4220만 달러), 전지(950만 달러), 가전(710만 달러), 통신(250만 달러)이 뒤를 이었다.


RE100 등 '보이지 않는 탄소 관세'도 우리 기업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애플, BMW 등 글로벌 기업들은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만든 전력만 100% 사용해 제품을 생산하는 RE100 캠페인에 참여하면서 국내 협력사인 LG화학·삼성SDI·SK하이닉스 등에 동참을 요구하고 있다. 삼성SDI는 이 때문에 국내 생산 물량을 재생에너지 전력을 활용할 수 있는 해외로 옮긴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자발적 캠페인으로 시작한 RE100이 의무화 조짐을 보이면서 우리 기업엔 또 다른 무역장벽이 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 제조업 비중 27.8%, 영·미의 2~3배=일각에선 제조업 경쟁력이 떨어진 유럽과 미국이 '탄소관세'를 무역장벽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유럽, 미국 경제의 중심축이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이동했고, 남아 있는 제조업 마저 가격 경쟁력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우리 경제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미국과 영국의 2~3배에 달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제조업 비중은 한국이 27.8%로 우리와 유사한 산업 구조를 갖춘 독일(21.6%), 일본(20.8%) 보다 높다. 글로벌 탄소중립 흐름으로 한국, 중국, 인도 등 아시아 국가의 산업계가 받을 충격이 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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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탄소배출 업종으로 탄소세의 직격탄을 맞게 될 철강업을 예로 들면 유럽 철강기업의 경우 철광석에서 쇳물을 뽑아내는 고로(용광로)를 100년 가량 쓴 반면, 국내 기업은 포스코가 고로를 가동한 지 40~50년, 현대제철이 10년 가량 지난 상황이다. 유럽 기업은 고로의 사용연한이 다 했지만, 우리 기업은 멀쩡한 고로를 폐기하고 석탄 대신 수소로 쇳물을 뽑는 '수소환원방식' 고로로 대체해야 한다는 뜻이다. 김학동 포스코 대표가 지난 7일 "탄소중립이 새로운 무역장벽이 되고 있다"며 정부 지원을 촉구한 것도 이 같은 상황과 무관치 않다.


◆우리 정부도 탄소세 대책 마련 총력=우리 정부도 EU의 탄소세 도입에 따른 대책 마련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EU 집행위원회 측에 EU와 유사한 탄소배출권 거래제 시행국에 대해 CBAM을 적용해선 안된다는 입장을 전달한데 이어 산업부 차원에서 '철강산업 글로벌 탄소국경조정 대응전략 및 환경경쟁력 강화방안'에 대한 연구용역도 발주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산업계가 놓인 상황이 녹록지 않다면서도 무역으로 먹고 사는 우리 경제 구조상 탄소감축 흐름을 역행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 통상 전문가는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한 산업 분야의 탈탄소 압박은 후발주자에 대한 무역장벽이지만 피할 수 없다"며 "정부와 산업계 등 민관이 힘을 모아 산업계의 친환경 공정 전환 등 탄소 감축 노력을 지원하고 우리 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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