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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빚 경고등]청년 다중채무액 130조…돌려막기 '부실 시한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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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중채무자 30대 이하 비중 25% 육박
카드론 역대 최고치·리볼빙 이월 증가
신규대출·만기연장 막히면 폭탄 터져

[편집자주] 한국은행이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공식화하면서 글로벌 최악 수준인 가계부채 관리에 경고등이 켜졌다. 지난해 가계부채는 1700조원을 육박하며 사상 처음으로 명목 국내총생산(GDP)를 넘어섰다. 가계 빚이 위험수위에 도달했다고 판단한 금융당국이 지난해말부터 옥죄기에 나섰지만 올해 1분기에도 1765조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특히 2030의 과도한 대출은 금리인상·가상화폐 폭락 등과 얽히며 한국 금융시장의 뇌관으로 떠올랐다. MZ(밀레니얼+Z세대)들이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빚투(빚내서 투자)로 올인한 집과 주식, 가상화폐 가격이 급락할 경우 한국 경제의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경고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자그마한 충격에도 시장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며 가계 부채의 위험성을 지적했다. 아시아경제는 ‘약한 고리’가 된 2030, 중·저신용자들의 가계부채 현황과 문제점, 대안을 제시해본다.


[2030 빚 경고등]청년 다중채무액 130조…돌려막기 '부실 시한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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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기하영 기자, 송승섭 기자] 한 중소기업에서 계약직으로 일하던 황문영(29·가명)씨는 얼마전 계약기간이 끝나 회사를 그만두고 식당 아르바이트를 다니고 있다. 당장 이번달 갚아야할 카드빚만 500만원에 달했다. 직장을 다니면서 만든 신용카드로 대책없이 쓰다가 할부금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결국 카드 리볼빙 서비스를 받아 연체를 피했지만, 빚 창구도 하나둘 늘어났다. 이제는 아르바이트로 버는 150만원으로는 리볼빙 금액을 갚기도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

‘벼락거지’가 될 수 있다는 조바심에 대출을 받아 집을 사고 주식과 코인에 투자한 2030세대들의 대다수는 다중채무자로 나타났다. 100만명에 달하는 2030세대들이 여러 금융회사에서 돈을 빌려 돌려막기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신규 대출이나 만기 연장 등이 안 되면 도미노식 신용부실 폭탄이 터질 수 밖에 없다. ‘돌려막기’로 연명하고 있는 채무 상황에서 소득이 줄거나 금리가 오르면 심각한 지급불능 상태에 빠질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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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말 기준 3건 이상 금융기관 대출이 있는 다중채무자 423만명 가운데 30대 이하의 비중은 105만명(25.2%)에 육박한다. 전년말 대비 1.8%포인트 증가한 규모다.

코로나 사태 이후 취업문이 닫히면서 청년 실업률이 고공행진을 하는 상황에서 생계를 위한 빚의 증가는 불가피한 부분이 있다. 하지만 2030세대에서 보여지는 최근 대출 증가 추이는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최근 통계청 조사에 의하면 작년 전국 가구당 평균 부채는 8256만원이었다. 연령별로 20대는 3479만원, 30대는 1억82만원인 반면, 40대는 1억1327만원, 50대는 9915만원으로 나타났다. 일정 기간 경제활동으로 자산을 축적한 40·50세대에 비해 사회 초년생인 20·30의 부채는 과중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작년말 전체 가계의 소득 대비 가계대출 비율(LTI) 평균은 229.1%인데, 30대는 262.2%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았다. 전체 LTI는 작년 한 해 11.6%포인트 올랐으나, 같은 기간 20대 이하와 30대는 각각 23.8%포인트, 24.0%포인트 급증했다.


특히 최근 청년층을 중심으로 주식이나 가상자산 투자 열풍 등에 따른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로 인한 다중채무가 심각하다.


청년 다중채무자 대출잔액은 전년말 대비 16.1% 증가한 130조원 규모에 달한다. 실업이 장기화되면서 빚을 갚을 충분한 근로소득은 얻지 못하자 결국 또다시 빚을 내 버티는 경우도 늘고 있다. 장기카드대출(카드론)과 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리볼빙)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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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8개 카드사 카드론 잔액은 32조460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 중에서도 30세 미만의 카드론 잔액은 1조1410억원으로 전년대비 18.5% 증가했다. 30대와 40대의 연간 증가율이 각각 1.1%, 8.2%인 것에 비하면 급증한 수치다.


리볼빙 이월잔액 역시 지난해 4580억원을 기록하며 1년 전보다 6.8% 늘어났다. 지난해 말 기준 전체 리볼빙 잔액은 5조65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5% 감소했지만, 30세 미만과 60세 이상에서만 증가했다. 리볼빙 이용이 늘어났다는 건 그만큼 월 소득 대비 상환능력이 줄어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30대 이하 청년층 대출 문제에 대해 취약층 수요와 투기적 수요를 구분해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취약 청년층에 대해서는 채무조정 및 자립기반 마련 등의 조치가, 투기적 수요층에 대해서는 자금공급 차단 및 금융교육 강화 등 투기수요 차단대책이 필요하다"면서 "취약차주 중 상당수는 다중채무자일 가능성이 높아 카드론을 비롯한 비은행권 신용대출에 대해서는 별도의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기하영 기자 hykii@asiae.co.kr
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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