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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형 장갑차 ‘타이곤’ 직접 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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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형 장갑차 ‘타이곤’ 직접 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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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양낙규 군사전문기자]영국 해군 항공대는 장갑차를 실전에 투입한 최초의 군대다. 영국군은 1914년 수색작전에 투입하기 위해 롤스로이스에 장갑차 제작을 의뢰했다. 전장에 뛰어든 장갑차의 활약은 컸다. 수색뿐만 아니라 해군 항공대 소속 전투기들이 추락할 때마다 조종사를 구해냈다. 시간이 흐르면서 장갑차는 다목적 임무를 수행하게 됐다. 국내 방산기업들은 해외에서 기술을 이전받아 1세대 장갑차를 만들었고, 이후 국내 기술로 2세대 장갑차도 생산했다. 최신예 기술이 집약된 3세대 장갑차를 보기 위해 지난 2일 경남 창원에 위치한 한화디펜스 창원사업장을 찾았다.


21만㎡(6만 1000평)의 사업장에 들어서자 다양한 대공장비와 장갑차들이 눈에 들어왔다. 맞은편 건물에는 육군에 납품할 30m 차륜형 대공포가 커다란 대한민국 국기 아래 버티고 서 있었다. 옆 건물에는 비호복합 30㎜ 대공화기도 눈에 들어왔다. 공장 곳곳에 걸려 있는 ‘원 팀 한화디펜스(One team HanwhaDefense)’ 문구가 수많은 지상무기 생산을 위한 인적교류, 소통을 하겠다는 의미임을 눈치챌 수 있었다.

150m 길이의 원형트랙이 있는 주행장에 들어서니 수출형 차륜형 장갑차인 ‘타이곤(TIGON)’이 기자를 반겨주었다. 매의 눈처럼 생긴 헤드라이트를 달고 서 있는 모습이 첫눈에도 날렵해 보였다. 타이곤의 바닥은 V자 형식으로 생겼다. 차체 바닥을 V자로 만든 이유는 차량 바로 밑에서 급조폭발물(IED)이나 지뢰가 폭발했을 때 충격을 양쪽 옆으로 분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이라크전과 아프가니스탄전에 투입한 지뢰방호 장갑차(MRAP)도 이런 형식이다. 타이곤에 장착된 6개의 타이어는 허리 높이에 닿을 정도로 엄청난 크기를 자랑했다. 타이어 표면의 홈은 손가락 반 마디가 들어갈 정도였다. 소원용 책임연구원은 "타이곤은 대전차지뢰 8kg을 방호할 수 있고 런플랫 타이어(Run Flat Tire)를 장착해 총상을 입어도 시속 45km 속도로 40km 이상의 거리를 달릴 수 있다"고 말했다.


뒤쪽으로 돌아가 뒷문을 열어보니 장병들이 탑승할 수 있는 의자 8개가 보였다. 의자 뒤에는 지뢰가 터질 경우에 대비해 충격흡수장치가 장착되어 있었다. 바닥은 지뢰의 파편이 뚫지 못하도록 강화 재질로 마감했다. 전차 뒤 양옆에는 얼뜻 보기에 소형 선풍기 같은 장치가 보였다. 바로 해군 함정에서만 볼 수 있는 워터제트(Water jet)였다. 타이곤은 강, 호수 등 물 위에서도 시속 8km로 이동할 수 있다.


타이곤은 지난 2018년 아랍에미레이트(UAE)에서 10개국의 장갑차가 모여 실력을 겨룬 결과 역대 최고 점수인 78.8점을 받았다. 당시 50점대를 받은 미군의 스트라이커 장갑차를 따돌려 전 세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타이곤을 탑승하기 위해 뒷좌석에 안전벨트를 착용하고 앉았다. 뒷문이 닫히자 실내는 어두워졌고 긴장감만 맴돌았다. 시동이 걸린 타이곤은 생각보다 조용했다.

옆을 지나가는 K-21 장갑차에 비하면 세단급 자동차 소음에 불과했다. 하지만 주행이 시작되고 속도를 높이기 시작하자 성난 표범처럼 도로를 박차고 나가기 시작했다. 100m쯤 갔을 때 조종석에 설치된 모니터를 보니 쏜살같이 지나치는 밖의 모습이 보였다.


울렁거림도 잠시 타이곤은 코너를 돌기 시작했고 5분가량을 더 내달렸다. 짧은 주행이었지만 타이곤의 속도감을 느끼기엔 충분했다. 타이곤은 30도 각도로 웬만한 산기슭보다 심한 경사에서도 넘치는 힘을 자랑했났다. 기자의 몸은 기울어지다 못해 옆좌석으로 넘어질 태세였지만, 10m쯤 올라간 타이곤은 제자리에서 멈춰 다시 5m를 박차고 올라갔다. 엄청난 엔진의 힘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양희웅 기술과장은 "타이곤은 사막, 정글, 늪 지대까지 작전 수행이 가능한 차량"이라며 "최적의 무게중심 설계로 고속주행의 안정감은 물론 급선회 때 자세 제어능력이 뛰어나다"고 말했다.


뒷문이 열리고 좌석을 빠져나오자 긴장한 탓인지 등줄기에 땀이 흘러내렸다. 주행 체험을 해보고 난 타이곤을 밖에서 다시 보니 야무져 보였다. 동남아는 물론 중동시장까지 휩쓸겠다는 각오까지 머금고 있는 듯했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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