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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그날엔…] 김영삼 "오늘의 정부는 광주 민주화운동 연장선"

최종수정 2021.05.15 09:00 기사입력 2021.05.1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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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5월13일 대통령 특별담화, 5·18 광주민주화운동 의미부여
민자당 출신 대통령, 역사 바로 세우기…책임자 처벌 미온적 비판도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편집자주‘정치, 그날엔…’은 주목해야 할 장면이나 사건, 인물과 관련한 ‘기억의 재소환’을 통해 한국 정치를 되돌아보는 연재 기획 코너입니다.
국립서울현충원 현충관에서 열린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3주기 추모식에서 김 전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 씨가 유족인사를 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국립서울현충원 현충관에서 열린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3주기 추모식에서 김 전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 씨가 유족인사를 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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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히 말하거니와 오늘의 정부는 광주 민주화운동의 연장선 위에 서 있는 민주정부이다.”


김영삼(YS) 당시 대통령은 1993년 5월13일 특별담화를 통해 이렇게 밝혔다. 한국 보수정당의 본류인 민주자유당(민자당) 출신 대통령이 취임 첫 해에 전한 메시지이다.

김 대통령은 한국 사회 민주주의 불씨를 살리기 위한 반독재 투쟁에 앞장서온 대표적인 정치인이다. 그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을 앞두고 의미 심장한 메시지를 전했다. 김 대통령은 “1980년 5월 광주의 유혈은 이 나라 민주주의의 밑거름이 됐다”고 평가했다.


YS의 특별담화는 현대사의 전환점이었다. 민자당은 민주정의당(민정당)과 YS의 통일민주당, 정치인 김종필(JP)의 신민주공화당(공화당)이 1990년 합당을 통해 만들어진 정당이다.


민자당이 배출한 현직 대통령이 정부의 정체성을 광주 민주화운동의 연장선 위에 서 있는 민주정부라고 규정한 것은 그 자체로 주목할 부분이다. 이는 당시 5·18 광주 민주화운동에 대한 사회적 인식(대접)과도 관련이 있다.

2020년 5월18일 서울 종로구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을 찾은 시민들이 5.18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 특별전 '오월 그날이 다시 오면' 전시를 살펴보고 있다. 5·18기념재단 등이 소장한 광주의 기록물을 서울에서 처음 볼 수 있는 이번 전시는 10월 31일까지 열린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2020년 5월18일 서울 종로구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을 찾은 시민들이 5.18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 특별전 '오월 그날이 다시 오면' 전시를 살펴보고 있다. 5·18기념재단 등이 소장한 광주의 기록물을 서울에서 처음 볼 수 있는 이번 전시는 10월 31일까지 열린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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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광주 민주화운동 기념일은 국가 주요 인사가 참석하는 국가 기념일이다. 하지만 YS가 대통령에 취임하기 전인 1992년만 해도 5월 광주는 숨겨진 역사였다. 노태우 대통령 집권 시기인 이때 광주 민주화운동의 실상을 전하는 영상(외국 언론 등의 촬영 영상)은 대학가 등에서 몰래 숨어서 봐야 했다.


광주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누가 얼마나 죽고 어떻게 다쳤는지는 알아도 안 되고 발설해서도 안 되는 대상이었다. 피해자가 많았던 광주·전남은 물론이고 서울이나 부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역사적 사실을 궁금해 하는 이에게는 이념의 굴레가 덧씌워졌기 때문이다.


현대사의 아픈 역사, 가려진 시간은 1993년 현직 대통령의 특별 담화를 통해 공론화됐다. YS가 대통령에 취임한 첫 해, 역사바로세우기의 일환이었다.


YS는 “망월동 묘역은 민주성지로 가꾸어 나갈 수 있도록 묘역의 합장 등 필요한 지원을 다할 것”이라며 “사망자와 행방불명자, 부상자 중에서 아직까지 법률에 의해 보상받지 못한 분에 의해 추가 신고 기회 제공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아울러 YS는 “당시 연행·구금되거나 유죄판결을 받아 사면 복권된 분들에 대해 전과 기록을 완전히 말소하고 지원방안을 강구하는 등 그분들이 이 나라 민주화에 헌신한 만큼 떳떳하게 명예가 회복되도록 할 것”이라며 “5·18 관련 지명수배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이를 해제하겠다”고 했다.


2020년 5월18일 서울 종로구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을 찾은 시민들이 5.18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 특별전 '오월 그날이 다시 오면' 전시를 살펴보고 있다. 5·18기념재단 등이 소장한 광주의 기록물을 서울에서 처음 볼 수 있는 이번 전시는 10월 31일까지 열린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2020년 5월18일 서울 종로구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을 찾은 시민들이 5.18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 특별전 '오월 그날이 다시 오면' 전시를 살펴보고 있다. 5·18기념재단 등이 소장한 광주의 기록물을 서울에서 처음 볼 수 있는 이번 전시는 10월 31일까지 열린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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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YS 특별담화는 파격에 가까웠지만 광주 민주화운동 피해자들의 눈높이를 채워주지는 못했다. 대표적인 것이 5·18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문제에 대한 미온적인 태도였다. 이 부분에 대한 비판 의식 때문에 당시 민주당에서는 YS 특별담화에 대한 비판 논평을 발표했다.


1993년 5월 민주당 대변인은 정치인 박지원(현 국가정보원장)이었다. 박지원 대변인은 “가장 중요한 진상규명조차 역사에 맡기는 무책임한 입장을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민정당 출신이 한 축을 이루고 있는 민자당에서는 긍정적 입장이 담긴 논평이 나왔다. 당시 민자당 강재섭 대변인은 “김 대통령의 과감하고 전진적인 역사의식과 그 해결책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YS의 정치적 공과에 대해서는 다양한 평가가 있지만 1993년 5월13일 5·18 특별담화는 그 자체로 평가할 만한 정치적 행보이다. 그날로부터 28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여전히 5월 광주에 대한 왜곡된 시선이 존재하는 사회 현실을 고려할 때 1993년 5월 YS 특별담화는 곱씹어봐야 할 메시지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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