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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스토리] 산 속 뒤져 가장의 '극단적 선택' 막은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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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가장 극단적 선택 막은 지구대 경찰관들

"남편 울면서 전화" 아내 신고 전화에 불암산 수색
GPS 대조해 위치 추적…한 시간 만에 무사히 구조
"이럴수록 힘을 내야" 다독여 가족 품에 돌려보내

[금요스토리] 산 속 뒤져 가장의 '극단적 선택' 막은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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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송승윤 기자] 지난 21일 오전 10시 30분께 서울경찰청 112종합상황실엔 한통의 신고 전화가 걸려왔다. 남편 A씨가 울면서 자신과 통화한 이후 연락이 두절됐다는 아내의 전화였다.


경찰은 A씨가 극단적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관할인 서울 노원경찰서 불암지구대에 출동 지령을 내리고 119에도 공동 대응을 요청했다. 수색을 위해 타격대도 대기하도록 했다.

휴대전화 위치를 추적한 결과 A씨는 노원구 불암산에 있었다. 지구대 경찰관들은 곧바로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해발 509m인 불암산은 비교적 등산 난이도가 낮은 산에 속하지만 곳곳에 큰 암벽이 있고 숲이 울창해 자칫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었다.

불암산 등산로

불암산 등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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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색 범위가 넓은 산의 특성상 수색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높았으나 경찰관들은 단시간에 A씨를 찾기 위해 아이디어를 냈다. A씨의 휴대전화 GPS(위성위치확인시스템) 위치와 경찰관 휴대전화의 GPS 위치를 대조한 뒤 내비게이션을 보고 길을 찾듯 A씨를 찾아 나선 것이다. 마침 평소 근처에 살면서 이 산에서 자주 등산을 하던 경찰관도 있었다. 그 덕에 사람이 있을만한 길을 중심으로 발 빠른 수색이 이뤄졌다.


신고 접수 이후 약 한 시간이 지난 오전 11시 45분께 경찰은 A씨를 찾아냈다. 그는 술을 들고 산을 올라오다가 정상 부근에서 경찰과 마주쳤다.


자영업자인 A씨는 코로나19 상황으로 사업이 힘들어지면서 신변을 비관, 술을 마시고 극단적 선택을 하려 했다고 경찰에 털어놨다. A씨는 망연자실한 듯 어깨를 축 늘어트린 채 무척 힘들어했다고 한다.

지구대 소속 순찰팀장은 A씨의 처지에 공감하면서 "이럴수록 힘을 내야 한다. 모두가 힘든 상황이지만 나름대로 슬기롭게 극복하는 사람도 있지 않느냐. 사랑하는 가족들이 아빠를 기다리는데 힘을 내서 내려가자"고 그를 다독였다.


결국 A씨는 가족들에게 돌아갈 마음을 먹었고 경찰은 힘이 없는 그를 부축하다시피 하며 산을 내려왔다. 지구대에서 잠시 휴식하며 안정을 찾은 그는 경찰관과 함께 집에 돌아가 무사히 가족들의 품에 안겼다. 최규인 불암지구대장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게 경찰의 임무이며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우리 대원들이 주민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 뿌듯하며 앞으로 더욱 열심히 근무하겠다"고 말했다.




송승윤 기자 kaav@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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