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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조어사전] 에코사이드 - 대규모 자연환경 파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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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 버려진 플라스틱 쓰레기가 쌓여 만든 1억5000만t 규모의 쓰레기섬의 절반은 대형 어선이 버린 어망인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 = bluebird-electric

바다에 버려진 플라스틱 쓰레기가 쌓여 만든 1억5000만t 규모의 쓰레기섬의 절반은 대형 어선이 버린 어망인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 = bluebird-electr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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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넷플릭스에서 최근 개봉한 다큐 ‘씨스피라시’는 해양 생태계의 위기와 위협 요인을 적나라하게 파헤친 내용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인간이 무심코 바다에 버린 플라스틱이 쌓여 태평양에 1억5000만t 규모의 쓰레기 섬을 만들고 있는 상황에서 다큐멘터리는 거대한 쓰레기 섬의 주범으로 어선을 지목한다. 대형 어선이 버린 어망이 쓰레기섬의 46%를 차지한다는 카메라의 지적에 관객은 플라스틱 빨대 하나 쓸 때도 죄책감을 느끼게 했던 캠페인에 배신감을 느낀다. 여기에 8마리 참치를 잡는데 45마리의 돌고래가 부수어획으로 죽임당하고, 1970년 이후 50년간 바다 생물 개체 수가 무분별한 남획으로 90%가 감소했다는 내용은 상업적 어업의 지속가능성에 의구심을 갖게 만든다. 환경보호에 앞장서는 일부 환경단체들이 어업 대기업으로부터 로비를 받고 ‘돌핀 세이프 마크’, 지속 가능한 어업수칙을 준수했다는 ‘MSC 인증’ 등을 허위로 남발하는 대목에선 각종 단체에서 발급되는 친환경 인증 마크가 과연 공정하게 발급되고 있는지 근본적인 회의 또한 품게 한다. 감독은 다소간 자극적 편집과 확대해석된 수치를 인용하지만, 그럼에도 우리 밥상에 올라오는 해산물의 포획과 이를 둘러싼 산업이 얼마나 해양 생태계를 파괴하는지, 이 상황이 계속된다면 해양 생태계가 회생 불가능한 수준까지 파괴되는데 얼마나 짧은 시간이 걸리는지를 직관적인 시선으로 끈질기게 파헤친다.


에코사이드는 집단학살을 뜻하는 제노사이드(Genocide)에 환경(echo)을 결합한 단어로 자연환경을 대규모로 파괴하는 행위를 뜻한다. 어업 대기업의 무분별한 남획이 해양생태계 파괴를 주도했다면, 지상에선 농업 대기업이 생산한 화학물질 제초제로 인한 땅과 먹거리의 오염 문제가 대두됐다. 프랑스 저널리스트 마리 모니크 로뱅은 자신의 책 ‘에코사이드’에서 세계 각국에서 매년 80만t씩 사용되는 제초제의 주 성분인 글리포세이트가 각종 암과 림프종을 유발하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2015년 WHO 국제암연구센터가 글리포세이트를 ‘발암 물질’로 지정했지만, GMO 농작물과 잘 맞는 글리포세이트 제초제는 여전히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농약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 직후 파리기후변화협약 복귀와 탄소중립 선언 등을 통해 세계 각국을 중심으로 생태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소비자들은 밥상 위 먹거리를 둘러싼 산업의 폭력성을 알기 어려운 실정이다. 책의 저자 마리 모니크 로뱅은 “과학이 발전을 거듭해도 그것을 사용할 사람들이 ‘공존’의 방식을 외면하는 한 인류는 현명한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생명에 대한 인류의 사랑이 절실한 시점이다.

-------용례
A: 날씨도 좋은데 커피 한잔할까.
B: 좋지. 근데 나 텀블러 안 가져왔는데. 요샌 일회용 컵에 먹으면 좀 미안하고 그러더라.
A: 하긴. 코로나19 때문에 플라스틱 쓰레기도 폭증했다잖아. 우리부터 사용을 줄여야 하는데.
B: 지구 역사를 통틀어서 인류만큼 이렇게 단시간 만에 자연을 훼손한 종이 없다잖아.
A: 인간의 존재 자체가 에코사이드구만. 오늘 커피는 머그잔에다 마시자!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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